최악의 인플레이션에 TV 시장 역성장…‘OLED 세계 1위’ LG전자 ‘주춤’

시간 입력 2022-10-21 07:00:03 시간 수정 2022-10-21 06: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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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전 세계 TV 시장의 불황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OLED 선두주자인 LG전자에 비상등이 켜졌다.

21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5139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2분기보다 12.4%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2.1%나 줄어든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를 휩쓴 인플레이션 여파가 TV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TV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올 4분기 TV 출하량 전망치는 3분기보다 10.8% 증가한 5696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통상적으로 매년 4분기는 TV 시장의 성수기로 꼽힌다. 10월 할로윈데이, 11월 미국 추수감사절·블랙프라이데이, 12월 크리스마스 등 연휴가 집중돼 있어 평상시보다 소비 심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분기 TV 출하량도 전년대비 3.5% 하락할 것으로 내다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줄을 이으면서 전 세계 TV 수요가 급속도로 냉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3.8% 감소한 2억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유럽 지역의 TV 출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유럽 TV 출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12.5%나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 폐쇄, 가뭄으로 인한 수력 발전 불가능 등 외부 불확실성으로 유럽의 천연 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유럽 TV 판매량은 주요 경제국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 전시된 LG 올레드 에보. <사진=LG전자>

유럽 TV 시장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특히 OLED의 강자인 LG전자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세계 OLED TV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세계 1위인 LG전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TV 시장이 위축되는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OLED TV 시장이다.

트렌드포스는 그간 꾸준히 확대돼 왔던 유럽 OLED TV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0.6% 감소한 667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OLED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의 출하량 역시 지난해 대비 2.7% 감소한 404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LG의 OLED TV 판매가 처음으로 역성장하는 것이다. LG전자의 뒤를 이어 필립스와 파나소닉 OLED TV 출하량도 각각 9.1%, 23.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201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유럽의 OLED TV 출하량 증가세가 멈췄다”며 “OLED TV 수요가 역풍을 맞으며 업계 선두 주자인 LG전자의 올해 OLED TV 판매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주력 제품인 OLED TV 판매가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LG전자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LG전자 TV 사업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다.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부문이 2분기에 28분기 만에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0%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TV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LG전자는 올해 TV 출하량 목표를 2400만대에서 2100만대로 300만대 낮추고, 패널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당면한 TV 출하량 감소 추세가 향후 실적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우수한 화질과 성능을 갖춘 제품을 앞세워 위기를 타개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그 선봉장에 서게 될 제품은 LG전자가 차세대 OLED TV로 출시한 ‘LG 올레드 에보’다. 해당 제품은 전 세계 유력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정보기술(IT) 매체 레뉴메리끄는 최근 TV 평가에서 LG 올레드 에보에 5점 만점에 5점을 줬다. 레뉴메리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의 OLED TV다”며 “우수한 화질로 영화마니아, 스포츠팬, 게이머에 최고의 TV다”고 했다.

미국 IT 매체 톰스가이드도 만점을 부여했다. 톰스가이드는 “디자인, 성능, 스마트 TV 플랫폼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다”며 “프리미엄 TV에 기대하는 모든 부분을 갖추고 있다”고 높이 평했다.

LG 올레드 에보는 5세대 인공지능(AI) 알파9 프로세서를 탑재해 화질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2채널 음원을 가상 7.1.2 입체 음향으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도 갖췄다. 독자 영상 처리 기술로 기존에 비해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내는 것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Expo 2022’에 전시된 LG 올레드 TV 플렉스. <사진=LG전자>

LG전자는 OLED TV 시장의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Expo 2022’에 참가해 고객 경험을 넓혀주는 혁신 TV 라인업을 대거 소개했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부사장은 “고객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제품을 앞세워 유럽을 넘어 북미에서도 OLED 시장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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