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시장 침체 계속…시장안정펀드 실효성은 ‘글쎄’

시간 입력 2022-10-18 07:00:09 시간 수정 2022-10-17 17:47:3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10월 회사채 발행 금액 1조54억원…전년比 66%↓
금융당국, 채안펀드 재가동 논의…기대와 우려 엇갈려
“크레딧 스프레드 수급여건 개선엔 역부족일 것”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회사채 발행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에 따라 차환 리스크 상승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조달 금리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지난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채권 시장 위기 때 가동했던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의 재가동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안펀드 가동 후에도 근본적인 수급여건을 개선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실효성에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들어 회사채 발행 금액은 1조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390억원) 대비 66% 쪼그라든 수준이다.

올 한해 동안의 회사채 발행 금액 역시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 금액은 67조8735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발행 금액인 91조1635억원보다 25.55% 줄어든 금액이다.

실제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를 향한 투심이 쪼그라들자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며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간의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기준 신용 스프레드는 1.113%포인트(p)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 스프레드는 3년 만기 우량 회사채 3년물 AA-등급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간의 차이를 뜻한다. 통상 신용 스프레드의 폭이 커질수록 회사채 투자를 기피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한다. 

우량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은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를 제외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8일 강원도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보증채무 미상환 사태로 인해 단기 시장 차환 리스크마저 확대된 상태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 시장 전반과 관련한 침체는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특히 PF ABCP 기피 현상으로 차환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레고랜드 ABCP 지급보증 미상환 사태로 인해 PF ABCP 유동화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차환 기피 등 조달 환경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채안펀드 가동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영향을 점검한 데 따른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시중금리의 급격한 쏠림을 방지하고자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매입 여력을 기존 6조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채안펀드로 조성된 여유 재원 1조6000억원으로 회사채와 CP 매입을 우선 재개하기로 했다.

채안펀드 가동으로 인해 시장불안심리는 다소 완화될 방침이다. 다만 채안펀드 가동에 따른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채안펀드의 등장에 따라 투자심리는 일부 개선될 수 있으나, 유동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 재가동으로 정책지원 의지 확인과 시장불안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신용 기업의 유동성 지원 정책 효과는 제한적, 요건 및 한도가 완화된 채안펀드 가동이 필요하다”며 “채안펀드가 가동될 경우 펀드의 매수 요건을 완화하고 한도를 확대해 유통시장에 매입할 경우 스프레드 축소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크레딧 채권 시장의 신용경색을 인지하고 회사채·CP 매입 여력을 6조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해 저신용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채안펀드를 여유재원으로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크레딧 채권시장 투자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채안펀드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최근 지속적으로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의 본질적인 문제(수급여건)를 개선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