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열풍에 LG이노텍 ‘훈풍’…역대급 실적, 내년까지 이어간다

시간 입력 2022-10-14 18:09:04 시간 수정 2022-10-17 1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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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전망치, 24.1% 증가한 4170억원
IT·전자 업계 실적 악화와 대조적
신형 아이폰 고가 모델用 카메라 매출↑
XR 위한 ‘3D 센싱 모듈’ 수요도 증가세
증권 업계 “내년 초까지 호실적 이어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올 하반기 국내 IT(정보기술)·전자 업계의 부진이 우려되는 가운데, 부품주인 LG이노텍은 이와 반대로 역대급의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4’ 출시에 따른 수혜 뿐만 아니라 향후 공개될 확장현실(XR) 기기에 필수적인 3D 센싱 모듈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더해지면서, 내년까지 실적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14일 증권 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 3분기 LG이노텍의 매출액 전망치는 4조5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조7980억원 대비 19.1%(7260억원)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60억원에서 4170억원으로 24.1%(810억원)나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IT·전자 업계가 맞닥뜨린 암울한 전망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특수 실종, 고물가·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소비 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IT·전자 업계의 부진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

이같은 악재로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10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 봤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전체의 97%에 달하는 SK하이닉스도 업황 부진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 급감으로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기전자 업종의 부진이 현실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의 실적개선은 최근 출시된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의 높은 인기 덕분이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14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이 중 상위 모델인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에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이 대거 탑재됐다.

신형 모델에 적용된 카메라는 이전 모델 대비 화소 수가 4배가량 상향됐다. 이에 LG이노텍의 평균공급단가(ASP)가 큰 폭으로 올랐다. 또 전면 카메라를 신규로 공급하게 되면서 추가 매출도 거둬들이게 됐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사진=LG이노텍>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사진=LG이노텍>

업계에서는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60%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비중은 추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이노텍 실적 비중의 80%에 육박하는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액 전망치는 3조564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전망치 3조4940억원과 비교해 700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 시리즈 중 고가 모델의 출하 비중이 예상보다 높은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LG이노텍 광학솔루션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 4분기와 내년 초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1분기 애플이 출시를 예고한 XR 기기에 LG이노텍의 3D 센싱 모듈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해당 기기가 구동되기 위해서는 3D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3D 센싱 모듈 적용이 필수다. 해당 모듈은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져 돌아오는 시간을 거리로 측정해 사물의 입체감과 공간 정보, 움직임 등을 인식하는 카메라다.

XR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1100만대였던 XR 기기 출하량이 올해 3000만대, 2025년 1억500만대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은 2019년 78억9000만달러(약 11조3064억원)에서 2024년 1368억달러(약 196조344억원)로 연평균 76.9%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XR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도 2025년까지 안경 형태의 2세대 증강현실(AR) 기기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3D 센싱 모듈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LG이노텍에게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LG이노텍은 글로벌 3D 센싱 모듈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이노텍 구미1공장.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 구미1공장.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3D 센싱 모듈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공장 증설에 나섰다. LG이노텍은 해당 모듈 양산을 위한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파주공장을 점찍었다. 신규 공장은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이번 증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파주공장을 전진 기지로 삼아 본격적으로 글로벌 3D 센싱 모듈 독점 공급 체제를 구축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개선과 함께 LG이노텍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증권 시황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주가는 28만70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는 하루 전인 13일 종가 28만원 대비 2.5%(7000원) 오른 수치다. LG이노텍은 장중 한때 29만2500원까지 치솟으며 30만원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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