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고환율에도 매출 증대 효과 제한적…통화선도 계약 때문

시간 입력 2022-10-17 07:00:09 시간 수정 2022-10-14 17: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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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 위험성 낮추기 위해 달러 매도 통화선도 계약 맺어
계약 맺지 않은 달러에 대해서만 매출 증대 효과 나타나

조선업계가 고환율 수혜를 받지만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들이 환율 하락 등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선도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외환시장 등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20~1430원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해외 선주로부터 선박 대부분을 수주하다 보니 수주 대금도 달러로 받는다. 이로 인해 환율이 상승하면 조선업계가 수혜를 받는 종목으로 꼽힌다.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로 결제대금을 받는 조선업계 특성상 매출이 환차익이 발생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가가 나타난다. 하지만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게 되면 조선업체들의 매출도 하락하게 되면서 수익성 확보도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은 환율 하락의 위험성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 매도 통화선도 계약을 맺고 있다. 달러 매도 통화선도 계약은 환율 변동에 상관없이 고정된 환율로 달러를 팔기로 계약을 맺는 것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조선사들이 계약을 진행하는 방식도 통화선도 계약을 맺는 이유로 꼽힌다. 조선업계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 방식은 계약금과 선수금 일부를 받고 선박을 인도 시에 잔여 건조 대금 지급받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계약 시점과 잔금을 지급 받는 시점에서 2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계약을 맺은 시점보다 잔금을 지급받는 시점에 환율이 높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반대로 환율이 낮으면 조선업계는 매출이 낮아지게 되면서 수익 확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조선업계는 이러한 환율 변동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 매도 통화선도 계약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조선3사의 통화선도 계약 비중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 모든 외화 지급액에 대해 100% 헤지하면서 높은 비중으로 통화선도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이 수익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을 대부분 회피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상반기 달러 기준 통화선도 계약규모는 124억2200만달러(약 17조7000억원)다. 달러당 1188.06원에 매도하는 계약으로 상반기 수주잔고 223억6900만달러(약 32조원) 대비 55.5%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의 통화선도 계약규모는 68억2704만달러(약 9조7500억원)로 달러당 1149.56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상반기 수주잔고는 25조원 수준인데 39%에 해당한다.

조선업체들은 이미 높은 비중으로 통화선도 계약을 맺고 일정 환율에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화선도 계약을 맺지 않은 달러에 대해서만 매출 증대가 나타나면서 전체적인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대부분 보수적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며 “통화선도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매출 증대 효과는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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