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철강재 톤당 6만원 가격 인하 요구에 철강업계 난색

시간 입력 2022-10-11 17:31:27 시간 수정 2022-10-12 10: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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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 수익성 악화 이유로 컬러강판 가격 인하 요구
철강업계, 가격 인상 요인 있어 인하 어렵다며 반발
포스코 가격 인하해 다른 업체도 인하할 가능성 높아

동국제강과 KG스틸 등 컬러강판을 제조하는 철강업체들이 가전업계의 4분기 컬러강판 가격 인하를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컬러강판 가격을 톤당 6만원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가격 인하 요인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컬러강판 생산 철강업체들과 가전업체들은 4분기에 출하되는 철강재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인해 원가가 꾸준하게 상승했으며, 최근 원·달러 환율도 올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높아졌다는 점을 인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업체별로 가격 협상에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톤당 6만원 수준에서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가전업체들의 철강 구매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H&A(생활가전) 부문에서 철강재 구매비용은 9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7872억원 대비 2083억원이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4712억원을 기록해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원가에서 철강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2020년 상반기에는 7.6%를 차지했지만 2021년 상반기에는 12.2%, 올해 상반기에는 13.3%까지 높아졌다.

반면 철강업체들은 여전히 원가가 높다는 점을 들어 인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컬러강판의 소재로 사용되는 열연강판이나 냉연도금재 가격이 유지되고 있으며, 다른 원자재 가격은 올라 원가를 낮춰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컬러강판은 가전용과 건자재용으로 나뉘는데 이달 들어 건자재용 컬러강판 가격은 원가 상승으로 톤당 10만원 인상했다”며 “오히려 원가 상승 요인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전업체들이 큰 폭으로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4분기 가전용 컬러강판 가격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다른 철강업체들의 가격 협상의 기준이 되는 포스코에서 이미 가전업체로 들어가는 냉연도금재 가격 협상을 인하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10월부터 가전업체로 납품하는 물량에 대해 톤당 11만원 인하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내에서는 포스코에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로 인해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지만 가전업체들이 다른 곳에서 철강재를 구매할 것을 고려해 가격을 안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로 가전 최대시장인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심리 급속히 위축되면서 가격을 인하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가 가격 인하를 결정하면서 동국제강이나 KG스틸 등도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가전업체들도 포스코의 가격 인하를 내세워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가격 인하를 결정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어쩔 수없이 인하 쪽으로 따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가격 인하가 이뤄진다면 원가 상승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만큼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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