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도 쉽지 않네”…증권사, 3분기 ‘실적 한파’ 눈 앞

시간 입력 2022-10-11 07:00:08 시간 수정 2022-10-07 17: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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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순이익 5327억원 전망…전년比 70.5%↓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뚝’
3분기 거래대금 7조5659억원…전년比 60.80%↓
부동산PF 관련 수익도 감소 전망…“내년까지 지속될 것”

여의도 증권가 야경. <사진=이지원 기자>

증권사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이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이 가운데 3분기 역시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데 이어, 내년까지도 실적 한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시장 변동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된 가운데, 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 관련 딜마저 감소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8곳(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다올투자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조1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7%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 5곳의 실적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5개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5% 쪼그라든 5327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분기보다도 25.8% 감소한 금액이다. 올 2분기 역시 전년 동기보다 반토막 난 성적표를 거뒀다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증권사 10곳의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감소한 2조6866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의 실적 한파는 일평균 거래대금의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9월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6956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코스피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1089억원에서 2분기 9조7922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에는 7조565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3분기의 경우 지난해 동분기(19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60.8% 급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실적 일부분을 이끌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 5곳의 경우 실적 감소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5개사의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886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수료 수익 역시 430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3.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관 관련 딜 감소도 증권사의 실적 한파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쏠쏠한 수익을 보장하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수익마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금리 급등에 따라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시행사가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디폴트(채무 불이행)이 발생하고, 증권사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인해 신규 PF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는 12일, 내달 24일 진행될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연속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며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7일~30일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8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89%는 한은이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급격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폭 확대를 줄이기 위해 금통위에서도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11월 역시 빅스텝 단행 가능성이 크다. 10월 이후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에도 한국은행은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단행에 따라 빅스텝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급격한 금리 상승은 증권사의 트레이딩(상품운용) 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을 자극하기 때문에 채권을 운용하는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실적 역시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기준금리의 인상이 단기간에 종료될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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