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가성비’ 앞세워 레이 추월…‘경차 부활’ 이끈다

시간 입력 2022-09-23 16:57:37 시간 수정 2022-09-23 16: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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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년 만에 4만대 판매 돌파…국민 경차 등극
유류세 환급·취득세 감면 혜택 등 가성비 뛰어나
올 누적 경차 판매량 8.7만대…10만대 회복 유력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가 출시 1년 만에 4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쉐보레 스파크는 물론 ‘국민 경차’인 기아 레이와 모닝을 제치며 경차 시장 왕좌에 올랐다. 경차와 소형 SUV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 중인 캐스퍼가 ‘경차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현대차·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캐스퍼가 출시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만1375대로, 경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캐스퍼에 이어 많이 팔린 경차는 레이(4만1050대), 모닝(2만7277대), 스파크(1만2272대), 쎄보C(1121대) 순으로, 레이를 제외하면 격차가 컸다.

캐스퍼는 현대차가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선보인 배기량 1000cc급 경차다. 국내 첫 상생형 지역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위탁 생산하고 있다. 경차 대열에 합류한 지 불과 1년 만에 선두에 오르며 경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스퍼의 인기 비결은 개성 있는 디자인, 높은 공간 활용성,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 등이 꼽힌다. 경차 특유의 가성비 또한 강점이다. 캐스퍼를 구매한 고객은 올해부터 연간 20만원의 유류세 환급과 최대 75만원의 취득세 감면을 비롯해 고속도로 통행료·공영주차장 이용료 50% 감면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캐스퍼 밴은 지난해 3월 단종된 한국지엠 다마스와 라보의 공백을 메우며 미니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2월 출시한 캐스퍼 밴은 기존 2열 시트를 비워내 940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대차는 현재 캐스퍼 1.0 가솔린·1.0 가솔린 터보의 밴 모델을 운영 중이다.

캐스퍼의 판매 질주는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모델이 견인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판매된 캐스퍼 인스퍼레이션 모델은 2만6254대로 전체 판매의 63.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간 트림인 모던 모델은 1만68대, 하위 트림인 스마트 모델은 4229대로 전체 판매 대비 비중은 각각 24.3%, 10.2%였다.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 캐스퍼 밴 스마트 모델은 824대로 2%를 차지했다.

캐스퍼를 개인 구매한 주 고객층은 30대 소비자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8952대로 전체 판매의 28.3%를 차지했고 40대(8567대·27.1%), 50대(6583대·20.8%), 60대(3926대·12.4%)·20대(3581대·11.3%)가 뒤를 이었다. 전체 고객 중 남성은 1만5378대, 여성은 1만6231대로 여성 비율이 다소 높았다.

현대차가 지난해 9월 국내에 출시한 경형 SUV ‘캐스퍼’.<사진제공=현대자동차>

캐스퍼는 지난 1년간 국산 SUV 모델 중 판매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간 국산 SUV 모델 ‘톱5’는 쏘렌토(6만3610대), 스포티지(5만8461대), 팰리세이드(4만7652대), 캐스퍼(4만1375대), 셀토스(4만506대)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캐스퍼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국내 경차 시장의 규모가 10만대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20만2844대에 달했던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20년 9만7343대, 지난해 9만5603대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0만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국내 경차 판매량은 8만7545대로, 큰 변수가 없다면 연간 10만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신차 가뭄, 수요 고급화 등의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왔지만, 캐스퍼가 출시된 이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고유가 흐름으로 인해 경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빠른 출고만 보장된다면 판매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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