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리스크 잠재운 증권사 저축銀 계열사…증시불황에 ‘효자’ 등극

시간 입력 2022-08-24 07:00:02 시간 수정 2022-08-23 17: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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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證, 저축은행 통해 호실적 거둬…반기 사상 최대
대신·SK, 계열사인 저축은행으로 실적 감소폭 줄이기 성공
"증권사-저축은행 간 신규 사업 논하기엔 일러…사업다각화는 시기상조"

왼쪽부터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SK증권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중소형 증권사들의 저축은행 계열사가 효자로 등급했다. 올 상반기 악화일로를 걷는 증시 상황으로 인해 본업인 증권업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냈으나, 계열사인 저축은행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이다.

앞서 중소형사의 저축은행 인수가 재무안정성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부진한 증시 속 예대마진이라는 선물을 안기며 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올투자증권과 대신증권, SK증권 등 저축은행을 둔 중소형 증권사들은 불안정한 증시 속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이익 957억원, 영업이익 1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47.6%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반토막 난 가운데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계열사인 다올저축은행이 다올투자증권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은 본업인 증권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특히 계열사인 다올저축은행의 경우 우량 저축은행인 만큼 작년 인수 이후 연결 이자손익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올저축은행은 수신금리가 급등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영업이익 511억원, 당기순이익 396억원을 거두며 견조한 실적 상승을 이어갔다. 계열사 편입 이후 상반기에만 대출잔액이 5942억원 증가해 3조9083억원 규모로 대출자산이 증가한 것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다올투자증권(당시 KTB투자증권)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 주요 사업인 증권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본 규모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다올저축은행이 효자 계열사로 등극하며 파고를 한 차례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 1627억원, 영업이익 2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2%, 66.8% 하락하며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분기 연결기준 지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6.2%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37.8% 늘어난 914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인 저축은행 부문에서 감소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계열사인 대신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6억3073만원으로, 전 분기인 92억67만원 대비 26.4% 증가했다. 세전이익은 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59.1% 증가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윤 연구원은 "대신증권의 경우 대신저축은행 등 계열사의 중장기적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며 "글로벌리츠 상장이 가시화됨에 따라 대신그룹 내 계열사들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 66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234억원, 271억원 감소했다. 사측은 실적 감소에 대해 대내외적인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한 운용실적이 저조했다고 진단했다.

계열사인 MS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영업수익 163억3000만원, 순손익 39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앞서 SK증권이 지난해 MS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저축은행 계열사에서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저축은행업은 높은 예금보험료 부담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신금리로 인해 조달금리면에서 경쟁력이 취약하다. 아울러 손익구조가 예대마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거액 부실 여신이 발생할 경우 대손충당금 부담 등으로 인한 손익 변동성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중소형 증권사에게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올 상반기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증시 환경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에 따라 대출 자산이 증가했으며, 예대마진이 확대된 부분이 저축은행의 실적에 반영됐다. 이를 통해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둔 중소형 증권사 역시 실적 악화를 일부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중소형 증권사는 여신업무 등 증권사에서 처리할 수 없는 사업들을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해결하고, 향후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까지 노려본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까지 증권사와 저축은행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자체 사업이 이미 잘 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와 저축은행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다"며 "신규 수익원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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