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판관비 중 전산운용비는 5% 남짓…반복되는사고에도 IT투자 ‘인색’

입력 2022-08-12 07:00:03 수정 2022-08-11 17: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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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민원 중 전산장애 등 비중 1년 새 21.9%포인트 늘어
고객 증가에도…전체 판관비 중 전산운용비 비중 5.4% 불과

주식 거래 서비스 이용 환경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했지만 증권사의 전산운용 투자 확대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전산장애로 인한 고객 민원과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금융사 민원 건수는 총 8만7197건으로 지난 2020년 90334건 대비 3.5% 줄었다. 반면 증권사를 대상으로 접수된 민원 건수는 전년 대비 89.6% 늘어난 5212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산장애(내부통제 포함)와 관련된 민원 건수는 229.6% 증가한 2324건으로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소비자 민원이 내부통제 부문에서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대다수가 전산장애에 대한 민원으로 보인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전산장애 등이 전체 증권사 민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2020년 22.7%에서 2021년 44.6%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금융분쟁조정까지 간 경우 역시 전산장애 부문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권에서 발생한 분쟁조정 건수 2838건 중 절반가량(44.7%, 1270건)이 전산장애 부문에서 나타났다.

전산장애 분쟁조정 처리 건수는 지난 2019년 426건에서 2020년 594건, 2021년 1270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금융 환경이 점차 디지털, 비대면으로 변화하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디지털 금융환경 이용 고객이 늘어나는 만큼 민원이나 분쟁 건수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의 전산 운용을 위한 투자에 인색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47곳이 지출한 전산운용비는 6221억3200만원으로 지난 2020년 5383억원과 비교해 15.6% 증가에 그친다. 같은 기간 순익 증가율이 52.2%에 달한 것에 비하면 한 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리테일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한국투자·NH·KB·삼성·키움)으로 범위를 줄이더라도 순익 증가율이 58.7%일 때 전산운용비 지출액은 17.8% 증가에 그쳤다.

특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이용 고객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관비 지출액에서 전산운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이지만 매년 줄고 있다.

지난 2019년 5.8% 수준이었던 국내 증권사의 판관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은 2020년 5.5%에서 지난해 5.4%까지 줄었다.

전산 운용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보니 증권사의 전산사고는 매년 끊이질 않는 실정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대어급 IPO(기업공개) 매물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첫날 거래량이 몰리며 인수 참여 증권사 이용 고객들이 서버 폭주로 인한 불편을 겪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실제 개장 후 40여 분간 전산 오류로 인해 MTS 등 거래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민원이 속출했다. 이 탓에 지난해 4분기 3건에 불과했던 하이투자증권의 민원 건수는 올 1분기 5096건으로 급증했다. 이중 단 4건을 제외한 5092건이 모두 전산장애에 따른 민원이었다.

지난 8일에는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산기계실 전원공급 불안정 문제로 인해 이날 16시부터 다음날인 9일 오전 7시경까지 약 15시간 동안 MTS와 HTS 접속과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가 중단됐다.

올 1분기에 국내 증권사에서 총 1726억8000만원을 전산운용비로 지출하며 최근 3개년 중 분기 기준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많은 금융사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비대면 환경으로의 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특히 고객 금융 거래의 대다수가 비대면에서 수행되는 증권사 업무 특성상 서버 등에 대한 투자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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