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원 리모델링 시장 조준"…건설사, 잇달아 출사표

시간 입력 2022-07-27 07:00:02 시간 수정 2022-07-26 17: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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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초환 규제 완화 예고에도 리모델링 사업 주목도 높아져
올해 SK에코플랜트 이어 한화·호반·코오롱글로벌 첫 수주 앞둬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규제 완화 예고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조합 부담금이 나오자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조합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이 주목을 받으면서 올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발주금액은 작년의 두 배를 넘었고, 시장이 커지자  SK에코플랜트·한화건설· 호반건설·코오롱글로벌 등도 리모델링 수주전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은 최근 용산구로부터 1인당 7억7000만원에 달하는 재초환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았다. 부담금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으로 얻는 이익이 가구당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이익의 10%에서 50% 정도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앞서 성동구 성수동 '성수장미'는 5억원,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4억200만원,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익'은 2억7400만원의 부담금을 통보받기도 했다.

서울 이촌동 용산구 한강맨션. <사진=연합뉴스>

'억대 부담금' 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국토교통부는 윤 정부의 첫 주택 공급 대책에 재초환 조정안을 담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국회 통과가 불확실하다 보니 부담이 큰 재건축 대신 상대적으로 분담금이 적은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트는 단지가 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 등에 따르면 리모델링 발주금액은 2020년 약 1조3000억원에서 2021년 약 9조1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19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시장이 오는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를 미리 간파한 대형건설사들은 이미 시장에 진출해 많은 수주고를 올렸다. 10대 건설사 중 8곳은 작년 26개 사업장에서 8조666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2020년 7875억원 대비 924.3%(7조2791억원) 급증한 수치다.

리모델링 시장 참여가 늦은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쌍용건설과 손잡고 인천 부평구 '부개주공3단지' 사업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시장에 처음 등장했으며, 다음달에는 용인시 수지구 '도담마을7단지뜨리에체'를 단독 수주할 전망이다. 앞서 1·2차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SK에코플랜트만 참여한 상태다.

한화건설도 오는 9월 강서구 '염창무학아파트' 리모델링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2차 현장설명회에도 홀로 나타나며 우섭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창사 이래 첫 리모델링 사업 수주가 유력시된다.

시장 확대에 중견 건설사의 시장 참여도 잇따른다. 호반건설은 쌍용건설과 성동구 응봉동 '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첫 수주를 앞두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현대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사업에 참여했다. 공사비만 약 2조원의 역대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초환 개정안은 아직 통과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기약없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다리느니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조합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재작년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10대 건설사가 3곳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SK에코플랜트까지 10대 건설사 모두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중견사도 연이어 리모델링 사업 첫 진출을 알리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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