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예탁금·거래대금…바닥 언제쯤

시간 입력 2022-07-26 07:00:08 시간 수정 2022-07-26 0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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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 상반기 18.45%↓
거래대금, 지난해 1월 고점 이후 18개월째 감소 中
증권가 연구원 "9월 전후 반전 생길 것"

2022년 상반기 투자자예탁금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회복하며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오히려 식어가고 있다. 한때 70조원을 넘어섰던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들어 57조원대까지 감소했으며, 거래대금 역시 18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종목의 주가가 상반기 동안 2~30% 가량 떨어지며 개인들의 투자 의욕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월 평균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1월 70조344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은 뒤 상반기 내내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에는 57조3648억원까지 줄어들며 올 상반기에만 18.45% 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규모도 지난해 1월 고점 이후로 18개월째 감소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하루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2분기 일 평균 거래대금 역시 17조2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3% 줄어들었다.

특히 거래대금은 지난 13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5조원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 기록한 5조원 대 규모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17일(5조 6392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증권가 연구원들은 올 들어 극심해진 주식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지수 흐름이 부진했던 것이 거래대금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3300포인트(p)를 넘어섰던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2300선이 붕괴되는 등 2200선까지 내려앉은 바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울트라스텝(1%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불안한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나타났다"며 "특히 지난주 코스피 거래량은 연초 이후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월 평균 시가총액 대비 비율을 전년 동기 대비 변화율로 살펴보더라도 거래대금은 17개월째 마이너스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며 "2000년 이후 12개월 이상 연속으로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이 전년동기비 감소를 보였던 국면이 이번을 포함해 네 차례뿐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거래대금 감소 수준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가 하락세로 출발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초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종목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 또한 개인들의 투자 의욕을 꺾은 데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3위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등은 모두 부진한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인 삼성전자는 이날 6만1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초 7만8600원대에서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약 7개월 만에 21.7% 가량 감소한 수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에는 삼성전자보다 더욱 저조했다. 이날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24만8000원, 7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 1월보다 각 34%, 36.2% 하락한 수치다.

문제는 예탁금과 거래대금이 줄어들 경우 증권사의 실적에도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주식 거래를 통해 위탁매매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위탁매매 수수료를 주요 수익원으로 하는 증권사들의 경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 어닝 쇼크가 예상돼 있는 증권업계는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게 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객예탁금과 거래대금이 함께 급감하고 있다"며 "증권사의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만큼 향후 실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들어 시장에서의 반전이 발생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 저점을 지난 6월 말~7월초로 봤을 때 거래대금의 턴어라운드는 9월을 전후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거래대금의 반전은 주가 저점 이후 2~3개월 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거래대금 반전은 9월 전후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2거래일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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