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사후확인제 내달 시행…건설사, '소리없는 전쟁' 중

시간 입력 2022-07-21 07:00:08 시간 수정 2022-07-20 17: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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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완공 뒤'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 확인, 기준 미달 시 시정 조치
층간소음 민원 2015년 1만9278건→2021년 4만6586건으로 증가 추세
시공사 책임 강화…층간소음 저감 위해 기술개발 등 팔걷어

내달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시행됨에 따라 아파트를 다 짓고 난 뒤에 층간소음이 측정되며 바닥충격음 기준도 강화된다. 기준치에 미달할 시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 등 시정 조치가 권고되면서 건설사마다 층간소음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4일부터 '층간소음 사후확인제'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기존 실험실이 아닌, 준공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다. 아파트 완공 후 사용검사 승인 단계에서 전체 세대의 2~5%를 무작위 방식으로 추출해 층간소음을 평가한다.

현재는 층간소음을 실험실에서 측정해 1∼4등급 안에 들면 성적서를 발급한 뒤 시공에 들어가는 '사전 인정제도'로 층간소음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제 아파트가 완공된 후 층간소음이 발생하더라도 개선 방법이 없다. 제도가 시행되면 이 같은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

이와 함께 경량충격음(가볍고 딱딱한 충격)의 경우 현재 58dB에서 49dB로, 중량충격음(무겁고 부드러운 충격)은 50dB에서 49dB로 낮아지는 등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바닥충격음의 기준도 강화된다. 층간소음에 따른 갈등과 민원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2015년 1만9278건 △2016년 1만9495건 △2017년 2만2849건 △2018년 2만8231건 △2019년 2만6257건 △2020년 4만2250건 △2021년 4만6586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물산 고요안랩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고요안랩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제도 시행으로 시공사의 책임이 더 강화되고 있으며, 건설사도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를 앞두고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과 공법 등을 '고요안랩'을 통해 검증해 공동주택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새롭게 개정된 1등급 기준에 부합하는 최고 등급의 기술 또한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개관한 고요안랩은 기술개발과 실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연구시설이다. 삼성물산은 고요안랩을 대외 연구기관 등에 공개하고, 개발된 기술도 공유한다. 기업 차원에서의 기술 개발보다 사회적 문제 해결에 무게 중심을 둔다는 의지다.

DL이앤씨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디사일런트 2'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중량 충격음 저감 1등급 아파트 상용화에 나선다. 바닥 중량 충격음은 약 7.3kg 무게의 타이어 구조물을 바닥으로부터 0.9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뱅머신'으로 측정한다.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40dB 이하일 경우에 1등급을 인정받는다.

앞서 DL이앤씨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예방을 위해 '층간소음 알리미'를 상용화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층간소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층간소음을 유발한 입주민에게 월패드와 모바일 기기로 층간소음 발생을 알려준다. 입주민 스스로 층간소음을 저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현대건설도 층간소음차단 최고 수준인 1등급 성능 기술을 확보했다. 이 'H 사일런트 홈 시스템 Ⅰ'의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2020년부터 층간소음 차단성능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소음·진동·품질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조직을 구성한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작년 3월부터 소음·진동 전문가를 비롯해 다양한 석·박사급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저감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 TF는 층간소음저감 바닥재시스템 개발에 이어 층고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리모델링 층간소음 방지 시스템도 선보일 계획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시험실에서 인정받은 중량충격음 2등급 바닥구조를 실제 현장에서 측정할 경우 중량충격음 3~4등급 수준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층간소음 줄이기는 산업계·연구기관·학계 등에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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