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노리기 보단 이자”…증시 황폐화에 채권시장 찾는 개미들

시간 입력 2022-07-18 18:00:48 시간 수정 2022-07-18 18: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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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채권 가격 하락에 채권시장 '활황'
"하반기까지 변수 多…투자처 옮기는 것 옳지 않아"
"2~3년 전보다 채권 가격↓…만기 보유할 경우 지금도 충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며 채권 가격이 떨어짐과 동시에, 채권에 따라 3~4%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잡은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변동성이 다수 존재하는 현 시점에서 투자처를 옮기는 것은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올해만 총 6조345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조9457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0년 1조9587억원으로 2조원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불안정한 증시에도 연 3~4%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새로 발행되는 물량들의 발행 금리도 높아지고 있는 반면, 기존 발행됐던 물량들의 경우에는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경우 트레이딩 관점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채권에 따라 3~4% 대까지 수익이 나오는 것을 매력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증권사들의 채권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지난 15일 9시 30분부터 판매한 톡판 채권은 판매를 개시한 지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매진됐다. 총 30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된 해당 채권은 3종 모두 27분 만에 완판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판매된 채권은 총 3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대비 82% 증가한 규모다. 특히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직접 채권을 매수한 고객들의 6월 가입규모는 지난해 월평균의 6배가 넘는 6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채권 매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높아지는 채권 수요에 따라 올해 온라인으로 신종자본증권 및 브라질국채 매매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채권투자를 소액(장외채권 1000원, 미국국채 100달러 단위)으로도 가능하게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채권 금리 상승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 매매 서비스 강화로 고객 편의성이 증대된 데 이어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이 하반기까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수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라는 조언과 투자자들의 목적에 따라 구매 시기를 달리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22년 하반기의 대주제가 인플레이션이고, 이를 잡기 위한 행보가 긴축"이라며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전쟁의 종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의 종식을 가늠하기 어렵고 변수들이 다수 존재하는 시점에서 투자처를 옮기는 행위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손종칠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 하반기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채권을 만기 보유할 경우에는 채권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 좋다"면서도 "다만 2~3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채권 가격이 매우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향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이 주식에만 쏠렸다면 최근에는 만기까지 원금이 보장되고 이자가 확정되는 예금과 채권으로 자산이 분배되는 것 같다"며 "금리가 올라가는 추세이니 만큼 향후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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