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대 장기화?…‘고물가’ 압박 하반기도 지속 전망

시간 입력 2022-07-13 17:06:52 시간 수정 2022-07-13 17:06:52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원-달러 환율, 6월 말부터 1300원대 지속
환율 1300원 선, 외환위기 등에서만 발견…위험 신호
"하반기 원-달러 환율 1300원 수준 이어갈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영향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강달러 현상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며 환율이 1300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06.9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1312.1원)과 비교했을 때 5.2원 하락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5%p(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키로 했다. 빅스텝의 영향으로 환율 또한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1300원대에 머물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부터 13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은 △외환위기(1997년) △닷컴버블 붕괴(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등 세 차례뿐인 만큼 시장은 환율 1300원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통화 선호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고물가 압력 등으로 꼽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5월 101.67에서 6월 105.11로 3.4%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전월 대비 4.9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9월(10.43%) 이후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글로벌 경기의 고물가 압력이 여전한 것도 환율 상승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가 14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의 긴축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이러한 요소가 곧 달러 강세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정용택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더욱 정당성을 얻게 되며 비용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불안감 등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월 CPI에 대한 시장 평균 전망치가 여전히 8%대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이 강도 높은 긴축 발언을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달러화 상단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지난주 장중 1310원을 돌파하며 심리적 지지대가 재차 무너진 만큼 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이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 고점 테스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증권가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원화가치가 당분간 달러당 1300원대를 이어가면서 3분기까지 꾸준히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하반기에는 135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비관론도 속속 나오고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기 둔화 및 일본 통화정책 등을 감안하면 당장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웃도는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또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환율 상승은 경제 위기 때보다 IT버블 붕괴 이후와 비슷해서 환율이 빠르게 내려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가치가 낮은 이유는 연준의 강한 긴축정책에 따른 강달러와 더불어 침체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 성장세가 코로나 19 국면이었던 전저점까지 마이너스 폭을 확대할 경우 원화값은 1350~137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