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에 쏠리는 눈…고물가 충격 앞 '빅스텝' 전망

시간 입력 2022-07-11 07:00:01 시간 수정 2022-07-08 17: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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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높은 기대인플레이션·韓美 금리 역전, 빅스텝 전망 뒷받침
"소비위축·경기침체 우려"…일각에선 기준금리 0.25%p 인상 관측도

고물가의 충격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폭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대부분의 증권사와 해외 기관은 국내 물가 지표를 근거로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는 것은 1999년 기준금리를 주된 정책수단으로 채택한 이후 처음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높아지며 한은이 빅스텝 단행을 통해 물가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오는 7∼8월 중 물가가 정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빅스텝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 전문가들은 7~8월 소비자물가가 7%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가가 7%를 넘게 되면 1998년 10월(7.2%)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7%대 물가를 기록하게 된다.

한은법에 따르면 '통화정책이 추구하는 최우선 목표는 물가의 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물가가 안정되지 못할 경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소득과 자원 배분이 왜곡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민생활의 안정도 해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것 또한 빅스텝 가능성을 제고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은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5월(3.3%)보다 0.6%p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대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오르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21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더 높아지는 '금리 역전'이 임박한 점도 빅스텝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1.75%와 1.50∼1.75%로, 격차는 0.00∼0.25%p수준이다. 하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3일 0.25%p만 올리고 미국이 빅스텝을 밟을 경우 0.00∼0.25%p의 역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금리가 역전될 경우 원화 입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 또한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게 될 경우에는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한다.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증권사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이 늘고 있다. 

글로벌투자 은행(IB)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JP모건, 바클레이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은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7월 이후 세 번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해 연말 3.00%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3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25%로 0.5%p 인상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뉴 노멀이된 빅스텝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라며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 그리고 원화 약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7월 금통위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8월 0.25%p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한국도 경기 침체를 불사한 긴축에 나설 것"이라며 "점차 경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한국 장기금리도 하향 안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스텝이 아닌 0.25%p 인상하는 데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보고서를 내고 "한은이 오는 13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세계 성장 둔화 리스크가 증가하는 와중에 급격한 금리 인상은 내수와 금융 안정에 부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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