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갈등에 홍역 치르는 카카오·네이버

시간 입력 2022-06-27 17:41:14 시간 수정 2022-06-27 17: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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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모빌리티 매각설에 “전면 반대”
네이버 노조, 계열사 5곳 처우개선 요구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표 IT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내부 파열음이 심해지고 있다. 계열사 매각 및 처우 개선 문제를 놓고 노조를 중심으로 한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은 27일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이하 모빌리티) 매각 반대를 위한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계열사에 재직 중인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노조는 서명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와 카카오 최대주주인 김범수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등에게 이를 전할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는 모빌리티의 지분 및 경영권을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게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현재 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한 대주주다. 지난 15일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해명했지만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가 이어지고 있다.

매각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서둘러 노조에 가입했다. 지난 16일 저녁 기준 카카오 노조에 가입한 모빌리티 직원 수는 가입 대기 인원을 포함에 3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전체 임직원 수의 과반수를 넘어서는 인원이다.

이후 지난 17일 모빌리티 경영진은 수습을 위해 내부 간담회를 열고 직원과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간담회에서 류긍선 모빌리티 대표가 매각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오히려 내부 혼란은 커지는 모양새다.

이는 모빌리티뿐 아니라 카카오 본사 경영 방식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 공동체 소속 구성원들은 “모빌리티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회사 분할)하고 독립적 법인으로 만들고 기업 공개를 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네이버 노조원들이 게릴라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네이버도 이달부터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지난 8일 계열사 5곳(엔아이티서비스, 엔테크서비스, 그린웹서비스, 인컴즈, 컴파트너스)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공동 조정 신청을 했다.

‘공동성명’은 네이버 본사와 계열사 직원이 하나의 노조에 가입하는 산업별 노조다. 노조는 이들 계열사의 신입 직원 연봉 10% 인상,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사 전담 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5개 계열사의 신임 초봉은 본사 대비 50~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노조는 네이버가 100% 지분을 소유한 5개 계열사에 대해 연봉 인상률 10% 등 공통 요구안을 제시하며 각각 사측과 수 개월 동안 10회 이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노조는 중노위에 신청한 2차 조정이 진행되는 이달 말까지 게릴라 피켓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네이버 노조는 “본사 측은 각 계열사가 독립경영을 하고 있어 교섭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창립기념일에 유급 휴가 처리 여부조차 계열사 대표 뜻대로 정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는 30일 사측과 2차 조정을 앞두고 있다”며 “지배기업인 네이버의 문제해결 의지에 따라 합의 유무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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