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돌입…“인상 쉽지 않을 듯”

시간 입력 2022-06-22 07:00:03 시간 수정 2022-06-21 17: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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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원자재 가격 하락에 동결로 협상 시작
조선업계,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 막기 위해 총력전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으나 이번에는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요인이었던 원자재 값이 하락하고 있으며, 조선업계가 인상에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원자재 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오히려 후판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철강업계가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톤당 10만원이 인상됐는데 하반기에는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세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2020년 톤당 60만원 중반대를 보였던 후판 가격은 최근 톤당 12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철강재의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모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철광석 가격은 20일 기준 톤당 122.35달러로 한 달 전인 톤당 136.25달러에 비해 13.9달러(-10.2%) 하락했으며, 올해 최고점(3월 7일 기준)이었던 톤당 162.75달러보다 40.4달러(-24.8%) 떨어졌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20일 기준 톤당 376.8달러로 전월 516.25달러보다 139.45달러(-27%) 떨어졌다. 올해 최고점(3월 15일 기준) 662.75달러보다는 285.95달러(-43.1%) 하락했다.

이 때문에 철강업계는 이번에는 가격 동결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생산에 투입되는 원자재는 통상 2개월 전 물량으로 현재 가격과 차이가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변동을 지켜보면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했던 조선업계지만 상반기 후판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 흑자를 올리기에 어려움이 커졌다. 상반기에도 후판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업계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동안 후판 가격이 꾸준하게 인상됐다는 점을 들어 인상을 막겠다는 의지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 선박 원가의 20% 수준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번 하반기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조선업계의 하반기 실적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가격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면 이를 반영해 인하까지도 이뤄져야 한다”며 “조선업계는 그동안 적자규모가 컸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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