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경쟁력 강화한 KB증권, 냉랭해진 업황 극복하나

시간 입력 2022-06-02 07:00:03 시간 수정 2022-06-02 15: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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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계열사 IPO 특화된 모습… 올해 ‘IPO 왕좌’ 굳히기
대어급 주관 건수 좋지만 연이은 흥행참패… 전략 수정 불가피

지난해부터 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KB증권의 기업공개(IPO) 사업이 최근 업황 부진에 부침을 겪고 있다.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표이사까지 나서서 경쟁력을 강화했지만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올들어 여러 기업들이 IPO 일정을 연기하거나 철회하고 있고, 추진하더라도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조정장에 들어가며 IPO에 대한 투자심리도 급격히 위축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에 신성장동력으로 IPO를 내세웠던 KB증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일찌감치 IPO 1위 굳히기… 업황부진은 불안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IPO 주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올해 LG그룹 계열사 IPO를 도맡으며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증권사 빅3’(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를 제치고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대표주관 자리를 따냈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규모는 12조7500억원이며, 이는 지난해 공모금액 20조8000억원 대비 60% 수준에 달한다. 여기서 KB증권은 인수대가 및 성과급으로 24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LG CNS의 경우 기업가치가 5조~6조원으로 예상되는 대어급이다.

이처럼 KB증권이 IP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투자은행(IB) 부문 중에서도 IPO 경쟁력 개선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채권발행시장(DCM)에서 11년째 시장점유율 선두를 지켜왔던 반면 주식발행시장(ECM)에서는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KB증권은 ECM 실적 선두권 진입과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IPO에 대한 경쟁력을 대폭 강화시켰다. KB금융지주의 지원과 함께 김성현 KB증권 대표까지 나섰다. ‘IB전문가’로 통하는 김 대표는 직접 입찰제안서(RFP)를 검수하고, 직원교육까지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조직개편과 인재영입도 적극 추진했다. KB증권은 IPO 조직을 4부체제로 확대하고 회계사,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영입했다. 이에 지난해에만 12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올해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LG그룹 계열사 IPO 대표주관을 맡으며 일찌감치 IPO 선두에 나선 모습”이라며 “관건은 불안한 업황이 하반기에 반등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 대어급 잇단 상장철회에 진땀… 하반기 IPO에 집중

<사진=KB증권>
<사진=KB증권>

다만 얼어붙은 IPO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KB증권이 기대했던 IPO부문 실적개선폭이 예상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가 IPO를 성사시킬 경우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인수대가 명목의 기본수수료와 흥행성과 수수료로 구분된다. 대어급 IPO의 경우 기본수수료 규모가 크고, 중소형 IPO의 경우 흥행성과 수수료 비중이 높은 편이다.

KB증권이 주관을 맡았던 원스토어, SK쉴더스,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최근 상장을 철회했다. 이들 IPO의 경우 기본수수료만 37억원에 달하며, 흥행 성과급까지 더해졌을 경우 5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무산됐다. 반면 IPO를 진행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과 인력부담은 고스란히 KB증권이 떠안게 된다.

또한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지난달 24~2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청담글로벌의 경우 42.14대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흥행에 실패하며 청담글로벌 공모가는 희망밴드에 못미치는 6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외에도 업황불황으로 인해 향후 진행될 IPO 흥행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별도의 흥행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투입되는 IPO 부문 인력이나 비용은 후속 딜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 유망기업에 대한 사전기업공개(Pre-IPO) 투자를 진행하거나 강소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KB증권도 수수료 수익보다는 남아있는 IPO에 집중해 트랙레코드를 쌓는 등 성장기반을 다지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관계자는 “(ECM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등) 올해 IB 부문에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남아있는 IPO를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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