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IPO 백기…시기 잘 못 탄 컬리

시간 입력 2022-05-10 07:00:03 시간 수정 2022-05-09 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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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공포에 공모주들 "제 가치 받기 어려워"
컬리 3월 거래소 심사 청구…"최적기에 상장"
유동성 파티 끝…상장에 걸림돌 될까

컬리가 때를 잘 못 만났다. IPO(기업공개) 시 최대 7조원의 몸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시작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IPO를 준비했던 기업들이 식어버린 투심 때문에 속속 백기를 들고 있다. 

예비심사 승인을 앞둔 컬리 역시 전전긍긍이다.

9일 컬리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 중 거래소의 IPO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컬리는 지난 3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통상 심사는 2개월이 소요된다. 

미국 증시도 고려했으나 국내 상장으로 최종 결정하고, NH투자증권 등 주관사와 시기를 놓고 조율해왔다. 

김종훈 컬리 최고 재무 책임자(CFO)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주주, 주관사, 거래소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IPO 첫 발을 뗐지만, 시작부터 가시밭길이다. 지난 4일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는 기준금리 기존 보다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22년 만에 단행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2600선까지 밀렸다. 일각에서는 미국 발 긴축 공포에 유동성이 빠지면서 쌈짓돈을 들고 공모주 앞에 줄을 서는 시대도 끝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최근 증시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SK쉴더스는 지난주 철회신고서를 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제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SK쉴더스는 최대 1조원(희망공모가 상단 기준)의 기업가치를 예상했었다.

한차례 미뤘던 대명에너지는 오는 16일 상장한다. 재도전하면서 희망가를 낮췄지만, 밴드 하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시장에선 상장시 컬리의 기업가치를 6조~7조원으로 관측하고 있다. 작년 프리 IPO 당시 가치는 4조원이었다. 기존 FI로부터 재투자를 받아내 예열을 마쳤는데 불안한 증시 탓에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컬리는 작년 7월 22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연말에 추가로 2500억원을 끌어왔다.

업계에선 컬리가 성장 동력을 위한 자금에 목이 마른 상태라고 보고 있다. 실제 컬리는 작년 샛별 배송 주문 처리를 늘리기 위해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배송 권역을 수도권에서 충청권, 대구, 부산, 울산으로 확대했다. 인력 충원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상장을 감행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컬리의 상장 이후 성적표가 좋지 못할 경우 IPO를 준비하는 후발 주자들에게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다"라고 귀띔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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