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웜부터 효모까지 활용…식품업계 '대체육' 화두  

시간 입력 2022-05-02 07:00:04 시간 수정 2022-05-02 17: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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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보호, 생명윤리 생각하는 소비자 많아져  
동물성 식품 먹지 않는 ‘비건’ 소비자 목표로 출시  
전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 2030년 116조원대 성장 전망
대상, 농심, 동원F&B,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풀무원, CJ제일제당 등 참여

식품 업체들의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제품 개발 범위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연내 보다 다양한 대체육과 배양육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소비자들의 입맛 사로 잡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육은 크게 육류의 줄기세포나 근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배양육과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식물성 대체육 등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식용 곤충까지도 넓게 포함시킨다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이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 회사들이 연구범위를 넓히며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쇠고기 대체육 개발에 나섰다. 본지 취재결과 신세계푸드는 ‘쇠고기 유사 분쇄형 및 비분쇄형 식물 기반 식품 생산을 위한 단백질 소재화 및 적용 기술 개발’ 연구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체육 연구개발을 해왔다. 이어 지난해 7월 독자 기술을 적용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였다. 첫 제품으로는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을 출시했다. 

그동안 돼지고기 대체육 제품만 내놓았던 신세계푸드가 쇠고기 제품 출시에도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내산 쇠고기 질감과 유사한 식물조직단백을 제조해 제품화하는 것이 신세계푸드의 목표다.

신세계푸드가 이처럼 대체육 제품 라인업에 나선 것은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때문이다. 대체육은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생명윤리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 소비자들이 늘면서 매출 성장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상위 식품 기업인 대상, 농심(태경농산), 동원F&B,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해당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은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사업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먼저 국가 지원으로 2017년6월부터 ‘식물성 대체고기 제조기술 및 이를 활용한 수출 전략형 한실 기반 제품 개발’ 연구를 해왔다. 이어 2020년 식물성 원료 기반의 한식만두를 출시했다.

대상은 지난해 6월엔 배양배지 제조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엑셀세라퓨틱스와 배양육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배지(培地)는 미생물, 세포 등을 증식시키기 위한 영양원을 의미한다. 두 기업은 2023년까지 배지 공동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농심그룹에선 비상장 식재전문기업 태경농산이 대체육 관련 연구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유제품 대체 제품 개발’ 연구를 한 바 있다. 동물성 치즈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치즈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진행한 연구다. 농심은 지난해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즉석편의식, 소스 등 총 18개 제품을 출시했는데, 여기에 식물성 치즈도 포함됐다.

또 태경농산은 ‘식물성 대체육에 활용 가능한 풍미 소재 및 개발 소재 적용 대체육 제품 개발’ 연구도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선 온도에 따라 향과 맛이 변하는 ‘온도감응형 방출시스템’이 적용된 한우 유사 풍미 소재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해외 의존적인 국내 대체육 시장을 국산화하고, 일명 ‘K-비건푸드’의 수출로 한국식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F&B는 2019년년부터 미국의 대체육 브랜드인 ‘비욘드미트’ 제품을 국내에 독점 판매하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콩,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 사용해 고기의 맛과 형태, 육즙까지 재현하는 브랜드다. 2021년에는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와 손잡고 ‘비욘드미트’의 제품 중 하나인 ‘비욘드비프’를 넣은 식물성 대체육 사용 샌드위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그룹에선 롯데푸드와 롯데중앙연구소가 대체육 사업의 중심축이다. 롯데푸드는 지난 2019년4월 고기가 없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인 바 있다.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롯데중앙연구소와 롯데푸드가 약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중앙연구소는 올해 4월 세포 배양육 기업 ‘팡세’와 배양육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3월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을 선언하며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해외법인 풀무원USA은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를 론칭한 후 지난해 하반기 식물성 대체육을 미국 레스토랑에 입점시키며 현지 시장에 본격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물성 치즈를 만드는 스타트업 ‘미요코스 크리머리’, 대체육 개발 기업 ‘플렌터블’, 배양육 연구 기업 ‘시오크밋’ 등에 잇따라 투자를 진행하며 대체육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곤충을 활용한 대체육에도 관심을 보였었다. 지난 2017년 국립농업과학원 등와 협동해 ‘쌍별귀뚜라미·장수풍뎅이 유래 단백질의 기능성 펩타이드와 분획물 도출 및 소재 제품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유충에서 유래한 저분자단백질을 식품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다. 이 연구에는 식용 곤충 식품 소재 개발 기업 ‘케일’도 참여했다.

식용 곤충 단백질 연구기업 케일은 ‘밀웜’을 훨용한 대체육 제조 기술을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2016년 설립됐으며 CJ제일제당과 식용 곤충 유래 소재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대상그룹 자회사 정풍과 소재개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생물인 식용 효모를 활용한 단백질을 생산하려는 기업도 있다. 인테이크는 서울대 식품공학 및 산업공학과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2013년)한 스타트업으로,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이노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효모 기반 단백질 소재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대체육, 대체우유, 대체계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 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원 규모였던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1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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