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인해 증권사로 몰린 ‘신탁자금’ 310조… 리스크도 증가

시간 입력 2022-05-01 07:00:01 시간 수정 2022-04-29 13: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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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금전신탁 중 정기예금형·채권형 신탁 증가율 높아
부동산 그림자금융 위험성 지적… 부동산 경기 민감성 높아

지난해 증권사 신탁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권보다 영향을 덜 받는 증권사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중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큰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림자금융은 일반적으로 은행시스템 외에서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신용중개(비은행 금융중개)에 관여하는 기관과 그 활동을 가리킨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증권사 신탁 수탁고 규모는 전년대비 23.7% 늘어난 31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금융업권 중에서 규모는 세 번째지만 증가율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신탁사는 23.4% 늘어난 342조4000억원으로 증권사와 비슷한 증가율을 보인 반면 은행은 495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0.6%, 보험사는 18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7%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권사 신탁 수탁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유형은 특정금전신탁이다. 신탁 유형은 크게 금전신탁, 재산신탁으로 구분된다. 금전신탁은 불특정금전·특정금전신탁으로, 재산신탁은 금전채권·유가증권·부동산신탁 등으로 나뉜다. 이중 특정금전신탁은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고객이 지정한 운용방법·조건에 따라 운용한 후 운용 수익을 배당하는 투자방식이다. 

증권사 특정금전신탁은 지난해 276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수탁고 대비 89%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만 약 5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유입된 셈이다. 은행권(278조5000억원)과 비교해도 2조원까지 좁혀졌다. 앞서 2019년과 2020년 은행권과는 약 50조원, 약 18조원 격차가 벌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금전신탁 중에서도 정기예금형·채권형 신탁이 많이 증가했다”며 “지난해 업계에서 증권사로의 대규모 머니무브(자금이동)가 이뤄졌고, 시중 유동성 증가에 따른 판촉상품 등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신탁의 경우 앞으로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금융업권에서 부동산신탁 수탁액 규모는 34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넘기고 수익증권서를 금융회사에 넘겨 대출을 실행하게 된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급증과 관련 금융위험관리’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연계된 부동산 그림자금융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신 선임연구원은 “증권사 등의 부동산PF 대출 연계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부동산 관련 상품에 집중된 포트폴리오 조정과 시공사 분양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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