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 경쟁에 뛰는 ‘전산운용비’…삼성증권 외 59개사 1년새 866억 증액

시간 입력 2022-04-02 07:00:01 시간 수정 2022-04-01 17: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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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1년새 전산운용비 평균 20% 증액…핀테크 가세로 증가폭 늘 듯
신한금투, 지난해 전년비 50% 늘어난 311억 투자, 증권사 중 가장 많아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산운용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술력을 앞세운 핀테크 증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산운용비 투입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증권사 59개사 전산운용비 규모는 전년대비 14.92%(866억원) 증가한 6668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증권사 간 플랫폼 경쟁을 벌인 영향이다. 

앞선 2019년에는 전년대비 0.94%(51억원) 줄어든 53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증권사들이 대체투자 등 투자은행(IB)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갖추려다보니 전산운용 부문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탓이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IB부문 업황이 부진해지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중요해지자 2020년부터 MTS 등 전산운용비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또한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면서 발생한 잦은 전산오류 민원이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된다.

특히 새로 출범한 핀테크 증권사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증권사들의 전산운용비 투입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지난해 전산운용비로 93억원을 투입했다. 2020년 출범 당시보다 1.5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말 기준 개설된 계좌수는 500만계좌 이상이며, MTS 정식출시 후 늘어날 이용자수를 감안하면 전산운용비 증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의 지난해 전산운용비는 57억원 규모다. 출범한지 1년 만에 고객수 420만명, MAU(월간활성이용자수) 230만명을 달성한 결과다. 오는 4월부터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거래도 운용하기 때문에 전산운용에 더 큰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들은 전산운용비로 전년대비 평균 20%에 육박하는 비용을 더 투입시켰다. 이들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전산운용비 311억원으로 전년대비 47.8%(101억원) 늘어나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26.99%) △키움증권(21.25%) △KB증권(19.37%) △하나금융투자(18.01%) △한국투자증권(15.4%) △삼성증권(13.99%) 등이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였으며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각각 4.92%, 4.49%로 5% 미만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전산운용비용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을 보인다. 증시 거래대금이 줄며 브로커리지 부문 감익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수료 실적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대형사들은 하반기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수익구조를 IB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기조에 맞춰 전산운용에 투입되는 비용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수익개선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는 증시가 호황이어서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변한 만큼 효율적인 비용투자 방안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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