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항우울제 '이지프람' 일부 용량 판매 중단

시간 입력 2022-02-23 07:00:10 시간 수정 2022-02-22 16: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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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프람20㎎, 2020년 생산실적 '0'
위탁생산자 '에이치엘비제약', 20㎎ 용량 허가 취하
오리지널약 '렉사프로', 복제약 경쟁에도 입지 굳건

휴온스(대표 엄기안)가 항우울제 일부 품목을 판매 중단하기로 했다. 비효율 제품 정리하는 수순으로 분석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가 회사의 항우울제 ‘이지프람(성분명 에스시탈로프람옥살산염)’ 20㎎ 용량을 판매 중단하기로 했다.

휴온스는 2016년 6월 ‘이지프람’ 10㎎과 20㎎ 등 2가지 용량을 허가 받은 바 있다. 복제약인 이 약의 원개발 의약품은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의 ‘렉사프로’다.

이번 ‘이지프람’ 일부 용량 판매 중단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크게 △위탁생산 업체의 생산 중단 △경쟁력 약화 등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룬드벡의 항우울제 '렉사프로'. 

현재 ‘이지프람’ 두 가지 용량은 에이치엘비제약이 생산하고 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10㎎ 용량에 대해서는 자사 제품을 제외하고 4곳(영풍제약, 메디카코리아, 초당약품공업, 휴온스)의 제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20㎎에 대해서는 휴온스와 자사 제품 등 2개 제품만 생산하고 있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지난해 8월 20㎎ 용량에 대해 품목허가를 취하했다. 에이치엘비제약의 자사 품목은 ‘씨탈정’이었는데, 이 씨탈정 20㎎의 2020년 생산실적은 전혀 없었다. 시장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품목취하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탁생산 품목인 휴온스의 ‘이지프람’ 20㎎도 판매 중단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원개발 의약품 ‘렉사프로’가 복제약들의 아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지를 유지하고 있어, 단순 복제약은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부터 ‘렉사프로’ 복제약들이 줄줄이 허가를 획득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20㎎ 용량만 2월 기준 30개의 제품이 보험 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 2016년 허가받은 휴온스 ‘이지프람’은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렉사프로’는 현재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 중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약 100억원이었던 ‘렉사프로’ 국내 처방액은 2020년 기준 200억원에 가깝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복제약은 연 매출 10억원을 넘기기가 힘들다. ‘이지프람’ 20㎎의 2019년 기준 생산실적은 6939만원, 2020년 기준 생산실적은 0원이었다. 10㎎의 생산실적도 연간 1억원 내외로 큰 차이가 없다. 매출액과 생산실적이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으나, 대략적으로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이지프람’ 20㎎은 매출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던 비효율 품목이었던 만큼, 정리로 인한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휴온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36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4% 성장하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6억원, 당기순이익은 346억원을 기록하며 각 8%, 39% 감소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으나, 동시에 사업 확대에 따른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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