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 승부의 시간될 것"…이마트, 온·오프 아우른 유니버스 '승부수'

시간 입력 2022-01-19 07:00:07 시간 수정 2022-01-18 17: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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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연중기획] 한국 경제 주역, 500대 기업 심층분석/ (25)이마트
"제2의 월마트, 아마존 아닌 제1의 신세계"
작년 연매출 24조 추산…M&A로 외형 확대
SSG닷컴 상장·이베이코리아 통합 시너지 '숙제'

"올해는 우리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받는 진검 승부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열며 임직원에 이같이 말했다.

자신감을 내비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작년 이마트는 온·오프라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위해 총알을 당겼다. W컨셉,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등 이커머스 기업이 신세계라는 지붕 아래 모였다.

정 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원년' 이라 강조했다. 이베이코리아와 신세계 그룹사간 융합, 특히 사업 영역이 겹칠 수 있는 SSG닷컴과 '따로 또 같이' 전략은 어떻게 구상할 것인지 관건이다.

사업부서 출발, 자산 30兆기업으로 우뚝

2011년 신세계로부터 독립한 이듬해 이마트는 연매출 12조6850억원을 기록했다. 10년 후인 2020년 이마트는 연매출 '20조 시대'를 열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이마트 매출은 24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회사 측이 제시했던 목표치인 23조8000억원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대 기대감이 반영됐다.

신세계의 마트 사업부에서 출발한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 27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분할 당시 이마트 점유율은 38%로, 높은 시장 지위에도 웃을 수 없던 것은 오프라인 유통업 상황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유통업을 옥죄는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표적이다.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유통산업발전법은 2012년 더 강화돼 영업시간이 제한됐다. 날을 정해 오프라인 점포가 휴업에 들어가면 점포에서 물건을 보내는 온라인 배송 길도 막힌다.

10년 이상 규제가 지속되고 오프라인 유통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매년 늘던 점포수도 2016년부턴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제, 2018년 문을 연 이마트 의왕점은 30개월 만의 신규 점포였다.

◇규제 발목·이커머스 급부상…오프라인 경쟁력으로 돌파구 모색  

규제로 발목이 잡히고 급부상한 이커머스로 경쟁력을 잃던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2013년 편의점 이마트24(옛 위드미)를 인수했다. 편의점은 소형 점포로 할인점 보다 비교적 출점에 제약이 덜 하다. 오프라인 유통업태 가운데 성장 여력이 있는 곳이 편의점이기도 했다. 이마트24는 순조롭게 신규 매장을 열며 5701개점(작년 9월 말)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가 인수 당시 매출 규모 200억원대였던 이마트24는 연매출 1조원의 알짜 회사로 성장했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할인점의 대명사 코스트코의 대명사로 평가 받는다. 차별화된 운영 전략으로 예상 밖 선전하면서 트레이더스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 2월 안산점을 마지막으로 출점은 없지만, 작년 한해 트레이더스 성장률은 14%를 기록, 두 자릿수 신장률을 유지했다.

전문점은 희비가 갈렸다. 오프라인 점포로 고객을 유인하고자 자구책으로 내놓은 것이 전문점이었다. 일례로 일본의 돈키호테를 연상시키는 삐에로쇼핑은 '요지경 만물상'을 콘셉트로 신선하다는 평에도 성과는 없었다. 부츠 역시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한 일렉트로마트도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전문점 가운데 성공 사례로는 노브랜드가 유일하다. 가격 경쟁력과 상품 노하우에 힘입어 노브랜드는 해외 진출도 꾀했다.

▲ⓒ작업자가 자동화 소터에 상품을 투입하는 모습.<사진제공=SSG닷컴>

유통업계 마블…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 시동

영화계에 마블 유니버스가 있다면 유통업계에는 신세계 유니버스가 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가 디지털 역량과 하나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면 경쟁사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유일무이의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를 온라인 전환의 원년으로 삼은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와 통합 전략, SSG닷컴 상장 등 굵직한 과제를 떠안았다.

특히 온라인을 강화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신세계 유니버스의 중역은 '오프라인'이라 강조했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선두 주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오프라인 자산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네이버와 동맹을 맺으면서 SSG닷컴이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했는데, PP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마트는 할인점 100여곳에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PP센터를 두고 있다. 하루에 많은 주문건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센터도 올 상반기 중 30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와는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멤버십, 물류 등에서 협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같은 온라인 사업자라도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와 이마트 상품 비중이 높은 SSG닷컴은 태생적 차이가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콜드체인 설비를 갖추지 않아 신선식품 배송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SSG닷컴은 이마트의 그로서리 역량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또, SSG닷컴은 록인 효과를 위한 멤버십 구축을 고심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선두 사업자로, 멤버십 구축이 잘 돼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유료 멤버십 제도를 잘 운용하는 곳이 이베이코리아다. 스마일클럽 운영 노하우를 SSG닷컴에 전수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올해 이마트 매출은 28조7568억원이다. 트레이더스와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본업 경쟁력은 물론,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스타벅스, 이베이코리아·SSG닷컴 등 온라인 사업 확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SSG닷컴은 올해 상장도 예정돼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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