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에 속도 내는 이재용, 파격 인사 카드 꺼내드나  

시간 입력 2021-11-23 07:00:02 시간 수정 2021-11-22 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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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일주일간 美 출장…파운드리 신공장 이번주 발표
5년 만에 인사제도 개편 예고…절대평가 확대·동료평가제 등 추진
정기 임원 인사도 임박…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거취에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계기로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이뤄질 연말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가 5년 만에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첫 인사인 만큼 파격적인 경영 쇄신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김기남·김현석·고동진)는 170억달러(20조원) 규모의 미국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 투자 계획을 이번주 발표할 전망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부회장은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만나 반도체 2공장을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를 마쳤다. 워싱턴D.C에서 미 서부로 넘어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ICT 기업 경영진과 미래전략사업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23일, 혹은 24일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 공장 후보지가 최종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2016년 7월 선밸리콘퍼런스 참석 이후 5년 4개월만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이 삼성 총수 자격으로 현지 기업인들은 물론 워싱턴D.C의 핵심 정계 인사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노력과 한미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 행보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 계열사 임원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초 정기 임원 인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에 정기 인사를 단행해왔다. 지난해에는 12월 7일 인사안을 발표했는데, 올해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김기남 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석 CE(가전)부문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 3인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인사 폭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우선 이들 3명 모두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만큼 수뇌부 인사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들의 경영 성과가 좋았던 데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과감한 인사를 단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73조979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는데, DS 부문이 매출 26조4100억원, 영업이익 10조600억원을 거두며 실적을 이끌었다. IM 부문도 매출 28조원을 넘기며 전 분기 대비 개선됐고, CE 부문 역시 매출 14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반면, 일각에선 삼성의 그룹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반도체 2공장 투자안을 확정하고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회사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5년 만에 새로운 인사제도 개편안을 마련,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인사평가에 절대평가 확대와 동료평가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조직 인사 시스템 개편과 함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주요 관계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맡긴 외부용역 결과는 연내 나온다. 삼성은 BCG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번 인사와 맞물릴 경우 인사 규모와 조직개편 범위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 이 부회장의 ‘뉴삼성’에 대한 밑그림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1주기 당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며 뉴삼성으로의 도약을 다짐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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