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중개형 ISA가 촉발한 ‘머니무브’…은행에서 증권사로

시간 입력 2021-08-05 07:00:02 시간 수정 2021-08-04 17: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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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권 중 증권사 가입자수만 증가, MZ세대 합류로 새 성장동력 마련

은행이 독점하다시피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투자중개형 ISA(이하 중개형 ISA)가 나오면서다. ISA는 2016년 3월 정부가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도입한 정책금융상품이다.

한 계좌에서 예·적금이나 펀드·주가연계증권(ELS)·상장지수펀드(ETF)·리츠(REIT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도 불린다. 또한 이자와 배당, 양도소득세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져 절세혜택도 투자매력을 높인다.

특히 중개형 ISA의 경우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졌다.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를 통해서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중개형 ISA는 증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 ISA 가입자수는 전월대비 1.95%(3만7279명) 증가한 194만566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개형 ISA 가입자수는 87만9336명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신탁형 ISA와 일임형 ISA는 각각 80만4671명, 26만1661명에 그쳤다. 같은기간 중개형 ISA는 20.88%(15만1914명) 증가한 반면 신탁형 ISA와 일임형 ISA는 각각 10.97%(9만9119명), 5.60%(1만5516명) 줄어들었다.

업권별로 나눠보면 은행은 △신탁형 ISA 74만5036명 △일임형 ISA 24만9883명으로 총 99만4919명(전체 51.14%), 증권사는 △신탁형 ISA 5만9286명 △일임형 ISA 1만1778명 △중개형 ISA 87만9336명으로 총 95만400명(48.85%)을 기록했다. 보험사는 신탁형 ISA에서만 349명(0.02%)이다.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증권사 ISA 가입자수만 유일하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 5월31일 기준 ISA 가입자수는 총 190만8389명 중 은행은 전체 57.80%에 달하는 110만3078명이었으며, 증권사와 보험사는 각각 80만4944명(42.18%), 367명(0.02%)이었다.

하반기에는 중개형 ISA 성장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세법개정안을 통해 2023년부터 5000만원이 넘는 금융투자소득에 과세(20%, 3억원 초과시 25%)하기로 했다. 다만 ISA계좌를 통해 국내 상장주식을 양도하거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를 환매하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ISA 납인한도는 연 2000만원이며 총 1억원까지 넣을 수 있다. 이에 ISA 계좌에서 주식을 통해 1억원의 소득이 발생해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특히 주식투자에 익숙해진 MZ세대(1980년초부터 2000년대 출생자)가 절세혜택을 받기 위해 중개형 ISA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개형 ISA 가입 연령층에 20~30대 비중이 높다. 지난 6월말 기준 ISA 가입자 중 2030대 비중을 보면 △신탁형 ISA 30.96% △일임형 ISA 26.62% △중개형 ISA 47.71% 등으로 중개형 ISA가 유독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SA에 대한 부담과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정부의 세법개정으로 ISA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MZ세대의 수요가 많은 중개형 ISA를 통해 증권사들이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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