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상황인데"…작년 남동발전·강원랜드 등 공기업 8곳 인건비 늘어

시간 입력 2021-08-04 07:00:03 시간 수정 2021-08-03 1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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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15.3% 늘어…경평 성과급·신규채용 영향
적자 공기업 11곳 중 9곳은 올해도 인건비 예산 증액

지난해 적자 전환한 한국남동발전, 강원랜드 등 주요 공기업의 인건비 지출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공기업 대부분은 올해 인건비 예산도 증액 편성했다.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경영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과 다소 대비되는 대목이다.

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 전환한 공기업 11곳 중 8곳의 인건비 지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항목에는 임직원 급여 및 퇴직급여 비용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인건비 지출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국남동발전이다. 지난해 남동발전의 총 인건비는 2350억6400만원으로, 전년 2038억5900만원에 비해 15.3% 증가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평가 등급 상승에 따른 성과급 지급과 2번에 걸쳐 신입사원을 신규 채용한 점이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인건비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움직이고, 기관에서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의 인건비 증가율도 15%에 달했다. 강원랜드의 총 인건비 지출 규모는 2019년 2900억7100만원에서 지난해 3335억5900만원으로 1년새 430억원 이상 늘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내부평가 성과급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소송에서 승소해 420억원 정도의 환입금이 발생했다"며 "이 환입금이 2019년도에 산입되면서 당시 인건비가 확 줄어 보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실제 직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는 2019년보다 약 138억원 정도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전년 대비 인건비 지출이 줄어든 공기업은 한국마사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SR 3곳에 그쳤다. 특히 한국마사회의 총 인건비 지출액은 1355억8600만원으로, 전년 1516억800만원에 비해 11% 줄었다.

인건비는 고정비에 속하는데, 적자 기업들의 경우 경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고정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 한국동서발전을 제외한 공기업 9곳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전년 대비 일제히 증액돼 이들 기업의 경영 부담은 한층 배가될 전망이다.

주창범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건비 지출은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데, 이를테면 청년 고용이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정부 정책 이행 과정에서 인건비 총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 "다만 경영 적자 상태인데 이와 무관하게 인건비 지출이 늘었거나, 정책 이행 성과도 없다면 기업의 경영 방식을 다시금 제고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적자 전환한 공기업은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국마사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SR,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조폐공사 등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솜이 기자 / cotto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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