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붙은 미래에셋, 뿌리치는 삼성…ETF 경쟁 불붙었다

시간 입력 2021-08-03 07:00:06 시간 수정 2021-08-02 17: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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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테마형 ETF’ 강세에 시장점유율 높여
삼성자산운용, 국내 최초 웹툰·드라마 관련 ETF 출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전기차·2차전지 테마 ETF 흥행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의 요구 변화에 맞춘 테마형 ETF를 내세워 시장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웹툰·드라마 산업과 관련한 ETF를 출시하는 등 상품군을 다양화하며 격차 유지에 나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전체 ETF 시장 점유율은 46.65%로 작년 동기(53.83%)보다 7.1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23.58%에서 29.62%로 6.04%포인트 상승하며 3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기차와 2차전지 등 미래 수혜산업을 테마로 정하고, 해당 테마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횡보하면서 테마형 ETF에 강점을 지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상장한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솔액티브) ETF’는 지난달 1일 기준 순자산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달 30일 기준 총자산총액은 1조3398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의 테마형 ETF인 ‘KODEX 삼성그룹’(1조8010억원)의 뒤를 바싹 쫓고 있다. 중국에 본사를 둔 상하이, 선전, 홍콩, 미국 상장기업 중에서 전기차 관련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시가총액 상위 20종목으로 지수를 구성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0일 ‘TIGER 글로벌 자율주행&전기차 솔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 리튬&2차전지 솔액티브 ETF’를 연달아 출시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두 ETF는 출시 10일 만에 각각 732억원, 2186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차전지는 각국 친환경 정책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배터리 핵심 소재 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리튬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 ‘백색 원유’로 불리며 대체 불가능한 원자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도 ‘KODEX 2차전지산업 ETF'과 ’KODEX K-미래차 액티브 ETF' 등 테마형 ETF를 운용하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보다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KODEX 2차전지산업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2월 1조원에서 지난달 30일 8796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웹툰 및 드라마 산업의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KODEX Fn웹툰&드라마 ETF’ △시스템반도체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Fn시스템반도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사위 10종목에 투자하는 KODEX Fn Top10동일가중 ETF 등 3종이다.

이 가운데 KODEX Fn웹툰&드라마 ETF는 ‘국내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 강국으로 자리 잡은 K-콘텐츠 중 웹툰과 드라마 시장에 집중 투자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웹툰 관련 기업과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드라마 관련 기업 20여 종목으로 구성됐다. 지수추종형 ETF에 주력했던 기존 전략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행보다.

그럼에도 삼성자산운용의 고민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테마형 ETF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수추종형 보수를 파격적으로 인하했기 때문이다. ‘TIGER 레버리지 ETF’와 ‘TIGER 인버스 ETF’, ‘TIGER 200선물레버리지 ETF’와 ‘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 등의 보수를 모두 연 0.09%에서 연 0.022%로 낮췄다.

또 테마형 ETF 시장에 뛰어든 중소형 운용사들과의 경쟁도 고려해야 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미 ‘HANARO-e커머스’와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등 특색 있는 테마형 ETF를 운용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K-게임, K-POP&미디어, K-반도체 등 3종의 ETF를 추가 상장했다. 같은 날 한화자산운용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재무적 요소를 기반으로 성장 지표를 산출하는 ‘ARIRANG ESG가치주 액티브’와 ‘ARIRANG ESG성장주 액티브’를 선보이며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형 ETF는 구성 종목과 차별화로 얼마든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회사의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판가름 나는 액티브 ETF를 토대로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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