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판호 기다리다 지친 게임업계, 동남아로 ‘눈길’

시간 입력 2021-07-29 07:00:07 시간 수정 2021-07-28 17:48:37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中정부, '텐센트'에 칼날, 판호 발급에도 영향 있을 수 있어
동남아 시장 대안으로 떠올라…두터운 젊은층과 모바일 보급률 높아
넥슨·NC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그라비티·웹젠은 현지 게임 출시 나서

게임업계가 동남아와 인도 등 신흥국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드) 도입에 반발해 중국 당국이 '한한령'을 내린 이후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말부터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전면 개방이 아니고,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규제 등 변수가 많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니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젊은 층이 두텁고 게임에 대한 선호도 국내와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네 번째로 시장 규모가 큰 곳으로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중견·중소게임사들의 진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IT기업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작년 알리바바를 압박한 데 이어 텐센트에 온라인 음악 독점 판권을 포기하라고 한 것이다. 이와 함께 2016년 '차이나뮤직' 인수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벌금을 부과했다.

이 같은 중국의 자국 IT기업 규제에 국내 게임사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개 게임이 판호발급을 받으며 중국 시장이 뚫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다시 상황이 악화한 것이다.

텐센트가 지분을 가진 국내 게임사는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로얄크로우 등이 있다. 텐센트가 현지에서 주류 게임에 대한 퍼블리셔를 도맡아 하면서 국내 게임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대안으로 떠오른 곳은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동남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2019년 모바일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7% 성장한 30억달러(한화 약 3조5685억원)를 기록했다.

▲ⓒ자료: Decision Lab & POKKT/ 출처: 코트라


이 중에서도 베트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게임 시장 매출은 2015년 이후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동남아시아 지역 4위를 차지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MIC)에 따르면 작년 베트남의 모바일게임 산업 규모는 2015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한 5억2141만9200달러다.

게임 유저들의 특성도 한 몫하고 있다. 국내와 비슷하게 MMORPG(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 장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은 MMORPG,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배틀 아레나), PVP(롤플레잉)과 액션게임 등이다.


이에 따라 대형 게임사들이 베트남 진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먼저 2019년 넥슨이 자회사 넥슨네트웍스를 통해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웠고 이 곳에서 동남아 지역 서비스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어 작년 초에는 엔씨소프트가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웠는데 이곳은 본사와 협업해 게임 아트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 라그나로크 옥외 광고 모습 <사진제공=그라비티>

최근에는 그라비티가 베트남에 PC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출시했다.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X: 넥스토 제너레이션도 3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해당 지역에서 CBT를 진행했다.

웹젠도 작년 말 웹젠의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현지명 MU : Across Time)'을 베트남에 선보였다. 이 게임은 베트남 시장에서 양대 마켓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참고로 웹젠은 이미 2000년대 초반 '뮤'로 베트남 유저들을 사로잡은 경험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 자체가 워낙 성장 잠재력이 크다 보니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다른 사업군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다"면서 "게임업계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