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취임 후 4년 연속 최대실적 ‘청신호’

시간 입력 2021-07-27 07:00:10 시간 수정 2021-07-28 08:26:29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IB 전문가 진면목… 하이브·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IPO 주관
MTS-인터넷전문은행 제휴 통해 플랫폼 경쟁력 확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후 4년 연속 최대 실적을 써내려 갈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인 NH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으며, 매년 IB 수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3855억원의 수익을 낸 IB 부문은 올 상반기에만 4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전문분야인 IB 뿐만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자산관리(WM) 부문 경쟁력도 강화하는 등 수익원을 다변화시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정착시킬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2분기 영업이익 3930억원, 당기순이익 2705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2.6%, 17.3% 개선됐으며, 전분기와 비교해도 5%, 5.1% 증가했다.

올 2분기에는 단기금리가 상승하며 트레이딩(상품운용) 환경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운용사업부문에서 보수적인 운용전략을 펼쳤고, 기존 보유자산 평가이익이 발생하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강점인 IB 부문에서는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IPO를 주관하며 성과를 보였다. 또 한화시스템, 하이브 유상증자를 주관하고 SK하이닉스, 네이버, LG화학 등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NH투자증권은 IB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성, 수익원 다각화로 인한 안정적인 실적, 은행계 증권사로서의 장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IB부문을 활용해 WM부문과의 시너지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IB를 통해 발굴한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금융상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늘고, 디지털 채널 고객자산이 확대되며 WM부문 실적이 선방했다고 자체분석했다. 실제로 IB 전문가인 정영채 대표는 WM부문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디지털 플랫폼 협업과 ‘과정가치’ 평가제도가 그것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사진=NH투자증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사진=NH투자증권>

정 대표는 취임 이듬해인 2019년 WM사업부에 과정가치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영업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수익지표를 배제한 것이다. 대신 고객 정보시스템에 얼마나 ‘양질의 대화기록’을 얼마나 남겼는지가 평가대상이 된 것이다.

과정가치 평가제도가 도입되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로 편중됐던 수익구조도 △펀드 △신탁 및 해외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및 파생결합증권(DLS) 등 다변화됐다. 정 대표의 이같은 노력에 NH투자증권이 확보한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수는 올 2분기 20만명에 육박한다.

정 대표는 “과정가치의 핵심은 고객과 영업직원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라며 “과정을 보면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은 NH투자증권의 장기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 부문 사업특성에 맞도록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기관자금운용자문과 지원기능을 담당할 OCIO사업부를 신설해 CEO가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으며, 프리미어블루도 WM사업부에서 분리해 CEO 직속으로 편제했다. 프리미어블루 서비스는 금융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객에게 제공하는 WM서비스로 최근 30년 경력의 ‘1세대 프라이빗뱅커(PB)’ 이재경 전무를 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MZ세대(1980~2000년 초 출생자)고객 유입을 위한 디지털사업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협업도 적극적 추진 중이다. NH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 등을 통해 유입되는 비대면 고객에게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WM디지털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제휴한 상태다. 지난해 나무에서 계좌를 개설한 이용자 150만명 중 72만명(47%)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유입됐다. 또한 나무를 통해 계좌를 개설한 신규 이용자 66%가 20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노력이 지난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관련 악재를 딛고 거둔 성과라는 점이 부각된다. NH투자증권은 환매중단 논란이 불거진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이며, 정영채 대표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와 일부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증권사 대표들이 통상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 퇴임하는 것과 달리 정 대표는 사태를 적극 해결하겠다며 책임경영 행보에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이 발생한 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초기부터 사태수습에 나섰다”며 “적극적인 책임경영 행보는 고객 신뢰도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