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로 출근한다'... 단기 알바 뛰는 항공 종사자들

시간 입력 2021-03-29 07:00:07 시간 수정 2021-03-29 07: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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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일용소득 발생해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항공사 "고용보험 상실 아니면 겸업 허용"

"인천 물류센터에 가보면 항공 종사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지 않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항공 시장이 마비되면서 관련 종사자들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순환 휴직에 들어간 종사자들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급여가 반토막난 상태다. 이들이 휴직 기간 일용직을 찾아 나선 이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휴직 기간 일용소득이 발생한 근로자에게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관련 지침을 손봤다. 이에 따라 국적 항공사들은 관련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국적 항공사들은 순환 휴직 중인 직원들의 겸업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현 직장의 고용보험 자격이 상실되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하다. 겸업을 원하는 직원들은 사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A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회사에서 관련 공지가 내려왔다”며 “휴직 기간 줄어든 급여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웠는데 앞으로 단기 알바 등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B 항공사 관계자는 "배달, 물류센터 등 주변 동료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며 "휴직 기간 이직 등을 준비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국적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쇼크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 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항공사의 총 공급은 4887만6694석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다. 운항은 27만5368편으로 전년 대비 49%, 여객은 3495만2212명으로 63% 감소했다.

항공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영 실적도 악화됐다. 지난해 대한항공(영업이익 1089억원)을 제외한 모든 국적 항공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현 상황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국제민항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은 항공 수요 회복까지 2~4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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