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빈자리'…SK네트웍스, 이사회 기능 괜찮나

시간 입력 2021-02-19 07:00:07 시간 수정 2021-02-19 08: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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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사장 역할론 부상…추가 이사 선임 및 비상경영 고려 안 해

(좌) 최신원 회장, (우)박상규 사장. 사진=SK네트웍스
(좌) 최신원 회장, (우)박상규 사장. 사진=SK네트웍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구속되면서 당분간 오너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사회 기능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인데, 홀로 사내이사직을 맡게 된 박상규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중간지주사 형태로 계열사 관리 역량에 힘을 준 조직 체계는 물론, 현금 확보를 통한 인수합병(M&A) 기대감도 컸는데 힘이 빠지게 됐다.

회사 측은 박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추가 사내이사 선임 등 비상경영 체제 돌입 역시 아직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이 회사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4인 등 총 7인으로 구성됐다.

최신원 회장이 구속되면서 당분간 박상규 대표 홀로 사내이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오너의 부재가 뼈아픈 이유다.

법원은 피의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최 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있다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최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거주하는 빌라 임대료를 지급하는데에도 회삿돈을 이용했을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최 회장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썼기 때문에 그간의 공적이 무색해졌다. 특히 SK네트웍스는 매년 시행하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감사기구 항목은 '만점'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오너리스크'가 더욱 당혹스럽다. 회사 내부에서도 영장심사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직후 입장 표명에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시기에 이 같은 상황을 맞게 되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공백으로 시선은 이사회에 집중됐다.

이전에도 최 회장이 이사회에 참석하기 어려우면 박 대표가 그 자리를 메웠다. 회사 측은 박 대표가 건재하기 때문에 경영에 큰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는 오너인 최 회장이 있었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었다. 실제, 최 회장은 이사회에 100% 참석하지 않아도 렌터카 사업 양도나 지분 매각건, 연간 경영계획 승인 등 오너의 결정이 필요할 때는 빠지지 않고 의견을 던졌다. 박 대표가 제 역할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이사회 기능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SK네트웍스는 SK매직·SK렌터카 등을 '투자사'로 지칭하는 한편, SK네트웍스 내부 인력을 계열사로 재배치하는 등 중간 지주회사와 유사한 형태로 조직을 개편해왔다. 투자사 통합 관리 및 지원 등을 위한 '경영지원본부'를 새로 둔 것도 연장선이다. SK네트웍스 자체 조직은 슬림화해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계열사 관리 역량은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을 만들어왔다. 또, 신성장추진본부를 만들어 적극적인 M&A 행보도 예고했다. 올 초 신성장추진본부를 진두지휘할 사업총괄에 장남 최성환 기획실장을 선임했다.

당분간 오너의 부재가 확실시됐고, 재판 과정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박 대표의 어깨는 더 무겁게 됐다.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수는 3인 이상, 12인 이하다. 추가로 사내이사를 선임해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회사 측은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추가 사내이사 선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박 대표만으로도 경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비상경영체제 역시 검토하지 않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사회와 박상규 사장 중심으로 경영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수정 기자 / ksj021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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