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선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올해 ICT 역량 본격 입증한다

시간 입력 2021-01-05 07:00:02 시간 수정 2021-01-06 07: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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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더 빛나는 리더-2021 CEO 열전' (5)
취임 후 SK텔레콤 ICT기업 전환 성공적...업계 '탈통신' 바람 선도
M&A 귀재 평가 받으며 SK하이닉스 부회장 승진, 그룹 내 입지 커져
올해 '원스토어' 필두 자회사 기업공개 본격화...5G 품질 제고 숙제


지난해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한 박정호 사장이 올해 본격적인 ICT 역량 입증에 나선다. 올 하반기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IC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를 진행해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박정호 사장의 최우선 목표다.

최근 통신 업계는 코로나19로 5G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5G 서비스 품질 제고에 난항을 겪고 있다. 5G 서비스의 핵심인 단독모드(SA)와 28GHz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고, 5G 품질과 고가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5G 가입자 유치도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며 본업인 통신 사업은 정체되고 있다. 이에 통신3사 모두 통신업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 비통신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앞다퉈 발굴하고 있다. 더 이상 통신 사업 내 경쟁이 아닌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과의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통신업계 위기 속에서도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 사업 분야를 넓힌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3월 3년 연임에 성공, 작년 말 SK그룹 인사에서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 힘 입어 박정호 사장은 올해 SK텔레콤 ICT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중요 밑작업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1963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89년 SK의 전신인 선경에 입사했다. 이후 SK텔레콤 해외사업팀, 사업개발실장(전무), 사업개발 부문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2013년 SK C&C로 옮겨 2015년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17년 SK텔레콤 사장으로 취임했다.


SK텔레콤은 박 대표 취임 후 ‘탈통신’ 행보를 발 빠르게 보여주며 업계 내 비통신 성과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 SK텔레콤을 무선사업과 신사업 미디어, 커머스 ,보안 등 4대 사업부로 재편하고, 뉴 ICT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상용화를 시작한 5G 가입자 확대에 주력하는 동시에 티브로드 흡수합병, 카카오 지분 맞교환 등 여러 자회사 M&A를 성사시켰다. 지난해에는 아마존, 우버 등 글로벌 기업 투자를 활발히 유치시키며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SK텔레콤의 미디어,보안, 커머스 영업이익이 합계는 1111억원을 기록해 최초로 분기 1000억원을 돌파했다. 비통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3분기 기준 32.3%(1조5267억원)로 지난해 동기 28.1%에서 확대됐다. 무선 사업에서도 5G 시장 점유율 1위를 확보, 타사와의 격차를 지속 벌리고 있다.

이에 2017년 이후 하향세를 그렸던 SK텔레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8.0% 늘어난 13조7841억원, 1조231억원이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연간 영업이익(1조1100억원)에 버금가면서,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까지는 자회사 기업가치 성장에 초석을 다졌다면, 올해에는 ICT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켜 기업가치를 증명하겠단 입장이다. 2021년 조직 개편을 통해 자회사 IPO 지원 전담 부서도 신설했다.

우선 내년 하반기 국내 앱 마켓 ‘원스토어’ 기업공개를 시작으로 ADT캡스, SK브로브밴드, 11번가 등 여러 자회사들이 순차적으로 IPO를 진행할 계획이다. 자회사 상장 스타트를 끊는 원스토어의 성공적인 기업공개가 급선무다.

토종 앱 마켓으로 출범한 원스토어는 최근 주요 게임을 입점시킨 효과로 지난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성장을 기록,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올해에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의 인기 게임을 입점시켜야 성공적인 기업공개 요건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SK텔레콤
출처=SK텔레콤

최근 신사업 부문의 영역에 추가된 '모빌리티'가 올해 거둘 성과도 주목된다. 지난해 12월29일 출범한 티맵모빌리티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사장은 2025년까지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켜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에 나선단 계획이다. 우버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올 상반기 우버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차별화된 택시 호출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또 다른 박 사장의 숙제로는 5G 투자 확대를 통한 5G 품질 해결과 서비스 확대가 꼽힌다. 5G 가입자 수는 통신 사업에서 핵심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를 높이고 정체된 무선 사업 매출을 높일 수 있는 핵심동력이다.

출처=과기부
출처=과기부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의 5G 품질 및 요금제 불만은 여전하다. 또 3사 모두 이렇다할 5G '킬러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가입자 유치 속도도 예상 대비 더딘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연 2회의 5G 품질 평가를 실시하며 5G 품질 경쟁을 촉진에 나섰다.

또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5G 기지국 실적에 연계하고, 지난해에서 미뤄진 5G SA와 28GHz 대역 상용화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올해 SK텔레콤도 5G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하반기 5G 품질평가 결과 SK텔레콤의 5G 다운로드 속도는 795.57Mbps(상반기 대비 6.60Mbps↑), 업로드 속도는 69.96Mbps로 모두 1위다. 하지만 3사 공통적으로 여전히 5G 품질과 요금제는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SK텔레콤은 최근 30% 저렴한 5G 요금제를 내놓으며 정부의 5G 요금제 인하 요구에 부응에 나섰다. 지난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존 요금제 대비 30% 저렴한 5G와 LTE 온라인 특화 요금제 6개 출시 신고서를 제출했다. 요금제가 출시돼 인기를 끌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최근 알뜰폰으로 이탈하고 있는 LTE 고객을 5G 고객으로 유입하는 효과도 꾀할 수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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