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덕’ 무선 수익 회복에도 표정관리…”투자 압박 고심”

시간 입력 2020-12-02 07:00:01 시간 수정 2020-12-03 08: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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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증가·마케팅 비용 안정화에 이통사 무선 수익 반등
4분기 이후 아이폰12 등 힘 입어 무선 수익 성장세 확대 예상
실적 발표 때는 본업 실적 개선 쉬쉬...5G 품질 불만·투자 압박 의식 영향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1000만 명 시대가 열리면서 정체됐던 이동통신3사의 무선 수익도 회복세에 진입했다. 하지만 업계는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5G 가입자 증가에 의한 실적 개선이 주목될 경우 자칫 5G 투자 확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올 10월 5G 가입자는 998만3978명이다. 11월에는 1000만 명을 무난히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이통사들의 목표치인 1200만 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더딘 증가세다. 하지만 5G 가입자 증가에 힘 입어 지난해까지 정체기를 겪었던 이통사의 무선 수익은 올 3분기 들어 개선세가 본격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로밍 감소, 오프라인 영업 활동 타격에도 불구하고, 고가 요금제 비중이 높은 5G 가입자가 늘고 마케팅 비용이 안정화된 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분기 이통3사의 무선 수익에서 단말 수익을 제외한 무선 서비스 수익은 일제히 개선됐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 증가한 2조5000억 원이다. 5G 가입자 확산 효과로 무선 이익 턴어라운드(상승전환)를 실현했다. 지난 10월 기준 5G 가입자 점유율 46.2%로 1위를 선점 중이다.

KT도 3분기 무선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0.6% 증가한 1조6362억 원이다. 5G 가입자도 281만 명으로 166.6% 급증했다. 대표 수익성 지표인 무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3만1620원으로 3사 가운데 가장 높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사 가운데 유무선 실적에 힘 입어 가장 큰 실적 성장을 이뤘다. 올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인 2397억 원을 달성했다. 무선 서비스 수익은 5.4% 증가한 1조3816억 원이다. 무선 가입자 순증도 41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비통신 자회사가 적어 무선 업황 턴어라운드의 수혜가 가장 컸단 분석이다.

마케팅 비용 안정화도 무선 수익 개선에 한 몫했다. 이통3사의 5G 시장 점유율이 5:3:2 구조로 안정화되면서 마케팅 경쟁이 사그라들고 있다. 단통법 시행 및 비대면 판매 활성화로 대면 마케팅 비용도 줄었다.

다만 이통사들은 이런 무선 수익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실적 발표 때 보도자료 등에서는 IPTV, 신사업 등 비통신 분야의 성장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무선 수익이 비통신 부문 대비 매출 비중이 훨씬 크지만, 홍보에 소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이통사에 가해지고 있는 정부의 5G 투자 압박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G 상용화 2주년을 맞아 이통사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5G 품질과 고가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이통사에 5G 투자를 지속 당부하고 있다. 최근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방식에도 5G 무선국 구축을 옵션으로 연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이통3사의 5G 투자 실적은 저조했다. 3사의 올 3분기 5G 네트워크 투자가 주를 이루는 설비투자(CAPEX)는 1조630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SK텔레콤이 63% 감소한 2450억 원, LG유플러스는 24% 줄어든 5963억 원이다. KT가 유일하게 6% 증가한 788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망 구축에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컸단 설명이다. 이통사들이 설비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을 느껴 투자에 소극 나서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5G 속도 저하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28Ghz 대역 투자 지연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 부문 실적이 잘 나오지만 실적 발표 때 고민이 크다. 그동안 무선 수익이 어렵다고 입을 모아왔는데 올해 5G 가입자 증가로 무선 실적이 잘 나왔다는 점이 부각되면 5G 투자 부담이 확대될까봐 걱정"이라며 "이통사들이 비통신 , 자회사 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단말 수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5G 가입자 등이 늘면서 서비스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서비스 매출을 따로 분리해 발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이제 단말 수익은 의미가 적어졌고 이통사들의 서비스 수익에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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