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아이폰12 마케팅도 통신3사 자회사로 쏠림...설자리 잃는 중소업체

시간 입력 2020-10-30 07:00:12 시간 수정 2020-10-30 08: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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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 구매 주목받자 아이폰12 가입자 유치 적극 나섰지만 영세업자 소외...마케팅 여력 부족한데 도매대가 인하 지연에 생존 고심

KT엠모바일과 U+알뜰모바일이 각 사 온라인 몰에서 아이폰12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KT엠모바일과 U+알뜰모바일이 각 사 온라인 몰에서 아이폰12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급제폰 인기에 따라 최근 알뜰폰 업체들이 저렴한 LTE유심 요금제로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업계 내에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다만 영세업자들은 이런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데다 도매대가 인하까지 지연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30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알뜰폰 업체들은 이날 출시되는 아이폰12와 아이폰12프로를 자급제로 구매하는 고객들 대상으로 유심 요금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요금제 홍보 뿐만 아니라 분실 및 파손보험 지원, 경품 증정 등 경쟁을 벌이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아이폰12 구매 고객들에게 맥세이프를 제공, 24개월 파손보험 무료, 왓차+윌라 등의 혜택을 내달 1일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U+알뜰 모바일’은 아이폰12시리즈 자급제 구매 고객에게 분실/파손보험을 6개월 지원한다. 이에 더해 샤오미 미밴드4, 애플 충전기 등 각종 경품을 전원 제공한다. 또 아이폰12,에어팟 프로 등 애플 제품을 추첨해 준다.

SK텔링크의 SK7모바일은 애플 공식 리셀러 ‘윌리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이폰12 시리즈를 구입하고 자사 무제한 유심 3종에 가입하면 정품 충전 어댑터와 유심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리브엠’도 애플 브랜드 샵에서 아이폰12를 구매 후 신규 가입한 선착순 1000명에 앱 '스타뱅킹'에서 현금 출금/송금이 가능한 포인트를 5만 원 제공한다.

이밖에 중소업체들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지원하는 U+알뜰폰 파트너스 업체 이야기알뜰폰, 에넥스텔레콤 등이 애플 충전기와 수리비 할인권 전원 증정 및 애플 제품들을 추첨해 준다. 또 사전예약 시 반값 요금제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처럼 알뜰폰 업계가 아이폰 신형 모델 출시에 맞춰 이벤트를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SE2 출시부터 자급제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알뜰폰 유심 요금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업체들이 유심 요금제 가입 유치를 위해 처음으로 아이폰 출시에 맞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프로모션 및 이벤트에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고 통신사 자회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나머지 20여개의 영세업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업체들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홍보와 프로모션 등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영세업자들은 더욱 마케팅 및 홍보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아이폰12 마케팅도 상위 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곳들은 따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중소 영세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통사 망을 임대하고 지불하는 도매대가의 인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7일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알뜰폰 업계가 기대한 도매대가 인하 결과는 제외됐다.

정부는 알뜰폰 업계 대신 SK텔레콤과 도매대가 협상에 나서고 있다. 협상 결과가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연되고 있다. LTE 월 1.2GB 이하 구간 및 월11GB+일2GB 구간이 각각 도매대가 40%, 50%에서 추가로 인하되는 것을 두고 SK텔레콤과 알뜰폰 사업자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도매대가 인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통신3사 자회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구조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9일 과기정통부는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등록 조건을 부과해 알뜰폰 사업을 허가해줬다. 지난 6월 말 기준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37.4%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자회사들도 다른 업체들과 같은 조건으로 통신사에 도매대가를 내고 요금제를 빌려쓰고 있고 도매대가 이하 요금제는 판매하지도 못하는 등 혜택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판매장려금도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와 홍보 인력이 얼마나 더 크냐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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