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오너 탓?... 조원태 사장 승진 후 대한항공 하락세

시간 입력 2020-10-30 07:00:02 시간 수정 2020-10-31 07: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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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실적 악화로 고전 중... 사장단 교체 등 정기 임원인사 주목

한진가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후 매년 실적이 하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우기홍 사장도 대한항공 공동 대표를 맡아 조원태 회장을 도왔지만 실적 개선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2017년은 고(故)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격한 시점이다. 1975년생인 조원태 회장은 2003년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 2008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본부장, 201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영업부문 총괄부사장,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조원태 회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고속 승진했다. 주요 요직을 거치며 대한항공 내에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았다.

하지만 대한항공 사장 취임 후 실적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2017년 3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출신인 우기홍 사장을 대표이사 선임해 조원태 회장을 지원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모습이다.

대한항공의 매출액(별도 기준)은 2017년 11조8028억 원, 2018년 12조6469억 원, 2019년 12조2917억 원으로 큰폭의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부채비율 등에서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2017년 9939억 원, 2018년 6983억 원, 2019년 2864억 원으로 매년 마이너스 성장했다. 당기순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2017년 93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이듬해 828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19년에는 당기순손실 규모가 5687억 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마찬가지다. 2017년 506.1%, 2018년 681.4%, 2019년 813.9%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9년 부채비율 증가와 관련해 "주요 원인은 회계기준 변경"이라며 "(기준 변경으로)1조 원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고전 중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04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6062억 원과 비교해 33% 줄었다. 영업이익은 918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712억 원보다 46.4% 감소했다. 반기순손실은 5296억 원으로 작년 동기 기간 4389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더 늘었다.

업계에서는 다가올 임원 인사에서 조원태 회장이 어떤 카드를 꺼낼지 주목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며 조원태 회장 측과 격차를 5% 이상 벌렸다. 이들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증가 등을 지적하며 '총체적 경영실패'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종 목적은 기존 경영진의 교체 및 전문경영인 도입이다.

이로 인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어떤 카드를 꺼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원 인사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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