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실패에 채권단 관리 들어간 아시아나항공, 추락은 어디까지

시간 입력 2020-10-28 07:00:04 시간 수정 2020-10-29 08: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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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쇄신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실패'... 채권단 관리 체제서 경영진 책임론 부상

국내 대표 항공사로 위용을 떨치던 아시아나항공이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 구원투수로 나선 재무전문가 한창수 대표이사(사장)가 2년 넘게 회사를 손봤지만 늘어나는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일 무역갈등, 코로나19 사태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한창수 사장 체제는 '실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아시아나항공 CEO 교체 작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임기 만료일은 2022년 3월이지만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한창수 사장은 지난 2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사표도 제출한 상태다.

한창수 사장은 2018년 9월 아시아나항공 대표로 선임돼 경영정상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창립 멤버인 그는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2005~2010년), 경영관리본부장(2014년) 등을 역임한 '재무통'으로 평가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을 총괄하게 된 한창수 사장은 취임 후 조직 개편, 비수익 노선 정리 등으로 수익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모색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한창수 사장 취임 후 이듬해인 2019년 한일 무역갈등이 발발하면서 일본 여객 수요가 급감했다. 2019년 4분기 일본 노선 매출은 8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전세계 항공시장이 침체기에 빠졌다. 수익 창출의 핵심인 여객 사업이 무너지면서 경영난이 심화됐다. 이 여파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연결 기준)이 지난해 동기 대비 37.1% 줄었다.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 부문의 적자는 더욱 확대됐다.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은 빚더미에 올랐다.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부채비율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기업의 재무구조를 보여주는 주요 경영지표로 활용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649.3%, 2019년 1386.7%, 2020년 상반기 2291% 수준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2018년 814%, 2019년 1795%, 2020년 상반기 2366%으로 매년 늘었다.

2019년 회계변경에 따른 운용리스 부채증가를 제외해도 높은 편이다. 운용리스 부채를 제외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9년 별도 기준 1086.5%, 연결 기준 883.2%다.

업계 관계자는 "한창수 사장은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비수익노선, 조직개편 등 전문경영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본다"며 "한일 갈등, 코로나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악화된 재무구조 속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HDC현대산업개발과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거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급증한 부채비율 등을 문제삼고 재실사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선 상황에서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이 통매각에 실패하면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게 됐다"며 "정상화를 위해서는 출자전환, 감자 등이 필요한데 한창수 사장이 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채권단과 금호산업 사이에서 원만하게 관리 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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