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잇단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잠잠...쇼핑 나선 CEO·임원 수익률도 '미미'

시간 입력 2020-09-29 07:00:07 시간 수정 2020-09-29 08: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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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비롯 다수 임원 자사주 매수로 주가 방어 나섰지만 통신주 연초 대비 하락
코로나 폭락장과 비교해도 10% 중후반 상승에 그쳐

통신3사가 자사주 매입과 실적 개선에도 여전히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하며 주가 부양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여파가 절정이었던 지난 3~4월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선 국내 주요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은 최근 높은 수익률을 거둔 반면 통신사 CEO와 임원들은 부진한 투자 성적을 기록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통신3사 중 시가총액 1위인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87% 상승한 23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인 1월2일(23만4000원)보다 1000원 떨어졌다. KT는 0.89% 오른 2만2600원이며, 연초(2만6700원)에 비해 15.4% 하락했다. LG유플러스도 3.24% 오른 1만1150원을 기록했고 연초인 1만3850원 대비로는 19.5% 떨어졌다.

올 초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통신사 수장과 임원들은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섰다. 지난 2월 14일~17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총 3억4100만 원을 투입해 자사주 1500주를 장내 매입했다. 당시 취득단가는 각각 22만6500원, 23만500원으로 지난 28일 종가 기준 박 대표 자사주의 평가 수익률은 2.7%에 그쳤다.

같은달 윤풍영 CFO(재무실장)와 유영상 무선 사업부장 500주, 류병훈 경영전략그룹장 300주 등 고위 임원 20명도 함께 자사주 매수에 동참했다. 3월에도 윤성은 CR혁신장을 필두로 임원 17명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코스피가 1400선까지 밀렸던 3월19일 이후 자사주를 매입한 일부 임원을 제외하고는 SK텔레콤 임원들은 대부분 21만~22만 원 사이에서 매수해 10% 초반 수익률을 거두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SK텔레콤은 5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성과급도 자사주 지급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8월 말 이후 주가는 24만 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올해 3월 취임한 구현모 KT 대표도 저평가된 주주가치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구 대표는 내정 당시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약 9930만 원 규모의 KT 주식 5234주를 매입했다. 비슷한 시기에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 윤경근 재무실장 등을 비롯한 10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장내 매수 방식으로 자사주를 매수했다.

구 대표는 3월 주주총회 취임 자리에서 '기업 가치 증대'를 임기 중 주요 과제로 언급했고, 윤경근 재무실장은 “임원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책임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 4월 초부터 KT 주가가 2만 원 선을 회복하면서 구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도 10% 중후반대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4월 이후 증시가 반등하면서 다수 CEO가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KT는 지난 7월 중순 임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기 위해 자사주 31억 원치를 1주당 2만4600원에 처분했다. 하지만 KT의 주가는 처분 단가 보다 낮은 2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어 당시 자사주를 부여받은 임원들은 평가손실을 보게 됐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가운데 가장 소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하현회 부회장은 2018년 7월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로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 임원들도 지난 3월 23일 이혁주 부사장이 5000주를 취득 단가 9500원에 사들였고, 최택진 부사장이 같은달 5000주를 1주당 1만 원에 장내 매수한 것이 전부다.

대신에 지난 4월 (주)LG는 총 900억 원을 마련해 LG유플러스 주식 853만 주를 장내 매입해 지분율을 38.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시하며 LG유플러스에 힘을 실어줬다. 분할 매수에 들어간 결과 현재 지분율은 36.27%에서 37.66%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주가는 매입 당시 1만2000~1만3000원보다 낮은 1만1000원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통신주가 현저히 저평가됐다며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통신 3사 모두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절대적 저평가 기준인 1배를 밑돌고 있다. SK텔레콤은 0.73배, LG유플러스 0.68배, KT는 0.40배 등 순이다.

이 중 SK텔레콤은 기업공개(IPO)에 나선 자회사 가치 감안 시 절대 저평가됐고, KT는 실질 자산가치 대비 절대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높은 이익증가율에도 불구 하고 주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화웨이 장비 이슈도 직접적인 규제로 적용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엔 SKT를 중심으로 통신주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실적이다. 3분기부터 통신 및 연결 부문에서 통신 3사 모두 완벽한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3분기 어닝 시즌을 맞이하여 통신주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SK텔레콤>LG유플러스>KT 순으로 적극 매수를 추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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