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CEO 에어부산 한태근...코로나 위기도 넘길까

시간 입력 2020-09-25 07:00:09 시간 수정 2020-09-25 08: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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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넘게 회사 이끈 '아시아나맨'...변형된 국제선 지시 등 위기탈출 총력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이 국적항공사 현역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중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월 취임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018년 9월 물러나면서 한태근 대표가 현역 최장수 기록을 홀로 써내려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2014년 1월부터 올해까지 6년 넘게 에어부산을 이끌고 있다.

한태근 대표는 대표적인 '아시아나맨'이다. 1957년생인 그는 국민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했다. 1992년 국내 항공시장에 몸을 담은 그는 샌프란시스코공항서비스지점 지점장, LA공항서비스지점 지점장, 캐빈서비스부문 이사 등을 거쳐 2007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서비스본부 본부장, 캐빈서비스부문 전무,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등을 맡았다.

에어부산의 키를 잡은 것은 2014년 1월이다. 취임 첫해 매출액 3510억 원, 영업이익 205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3%, 310%씩 늘어난 수치다. 첫해부터 경영성과를 보여준 한태근 대표는 이듬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이후 연임을 거듭하며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순항하던 한태근호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지난해부터다. 한일 무역갈등에서 시작된 노재팬 캠페인으로 일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첫 위기가 찾아왔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매출액 6332억 원, 영업손실 378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이 3.1% 줄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국제선 마비로 고전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1분기 매출액 931억 원, 영업손실 38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태근 대표는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발빠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그는 국적항공사 전문경영인 중 유일하게 메르스(2015년) 사태를 경험한 인물이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불안 해소를 위한 안전제도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월 국적사 최초로 전 노선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했다. 지난 5월에는 탑승구 앞에 자동 손 소독기를 비치해 보건 안전제도를 개선하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노력이 실적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올해 2분기 에어부산의 매출액은 237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 줄었다. 영업손실은 514억 원으로 적자 폭이 더 늘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여객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태근 대표는 주력인 여객 사업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지난 7월 인천-선전 노선의 재운항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8~9월 휴가철에는 부산지역 호텔과 협업한 에어텔 상품으로 휴가철 여행수요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달에는 국적사 최초로 도착지 없이 국내 상공을 비행해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을 선보였다. 우선 항공관광학과 학생들을 위한 실습 비행으로 진행한 뒤 일반인 대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선도 꾸준히 증편하고 있지만 출혈경쟁이 심해 수익창출이 쉽지 않다. 결국 국제선을 통해 수익을 내야 적자 탈출이 가능하다. 이에 한태근 대표는 최근 변형된 국제선 운영방안을 지시했다. 내국인과 외국인이 섞이지 않도록 접촉을 차단해 운영하는 형태다. 관건은 국토교통부의 허용 여부다.

자금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도 검토 중이다. 구체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지만 증권가에서는 700억 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한태근 대표는 "자본확충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유상증자는) 몇가지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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