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투자 확대에도 현금곳간 나홀로 채웠다

시간 입력 2020-08-21 07:00:04 시간 수정 2020-08-24 07: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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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별도 현금성자산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
영업활동 부진·투자 지출에도 저금리 기조 속 자금조달 늘린 덕


KT가 영업 현금흐름이 악화하고 5G 투자를 대폭 늘렸음에도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현금성자산이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와 우량한 신용등급 활용해 회사채를 적극 발행하며 기존 고금리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동시에 운영자금 확보에 적극 나선 효과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올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422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1% 증가했다. 반면 SK텔레콤은 23.8% 감소한 3791억원, LG유플러스는 36.2% 감소한 2175억 원이다. 별도 기준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증가한 곳은 KT가 유일했고, 규모도 압도적으로 크다.

KT는 올 2분기 각종 비용을 줄인 효과로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7% 증가했지만 현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조531억 원에서 269억 원 감소한 2조262억 원으로 되레 나빠졌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5G 관련 투자를 확대하면서 기지국 설치 등의 유형자산 취득과 종속기업, 관계기업 등 투자주식을 크게 늘려서다. 통신3사는 지난해에 이어 5G통신망을 집중 투자하고, 인수합병(M&A) 경쟁에 나서면서 투자활동에서 현금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현금흐름 경색은 자금 조달 확대로 이어졌다. KT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2분기 -9131억 원에서 올 2분기 267억 원으로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이 현금흐름이 플러스라는 것은 회사채, 차입금 등 외부로부터 현금을 차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KT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우량한 신용등급을 앞세워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회사채 1조195억원을 발행했고, 올 상반기에는 5447억 원을 찍었다.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기존 고금리 회사채를 저금리로 차환 발행하는 데 쓰였다. 이에 KT의 금융비용은 올 2분기 282억 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77.8%나 줄어들었다.

특히 신용등급 AAA로 우량한 덕택에 회사채 발행이 흥행하고 있다. 지난 6월 회사채 모집액(2000억 원)의 7배가 넘는 매수주문이 몰리며 1000억 원을 확대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9월16일 만기되는 금리 3.65%의 3000억 원 규모 회사채 상환에 쓰인다. 이어 KT는 같은 달 19일 회사채 2447억원 을 0.76%의 초저금리로 사모 발행했다.

회사채로 조달한 금액을 대부분 차환 발행한 효과로 같은 기간 차입금 상환이 9695억 원에서 1602억 원으로 8093억 원 줄면서 재무활동 현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봤다. 다만 앞으로 KT가 지난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KT가 갚아야할 차입금은 1조5401억 원이고,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는 약 4048억 원이다.

회사채 차환 외에도 차입금을 늘리면서 재무건전성은 다소 악화됐다. 올 2분기 KT의 현금성 자산이 증가했지만 차입금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및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대비 10.9% 증가했다. 이에 순차입금 비율도 44.2%에서 47.3%로 3.1%포인트 올랐다.

이통3사 가운데 가장 큰 현금을 보유한 KT가 자금 조달을 늘리면서 현금확보에 적극 나선 배경은 5G 투자 자금 확보 외에도 인수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란 시각도 많다. 지난달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 업체 현대HCN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T스카이라이프가 유동성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만약 인수하게 되면 그룹차원에서 인수자금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KT 관계자는"회사채 발행은 저금리 기조에 기존 사채를 대환해 이자비용을 절감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단순히 5G 투자만을 위해서 회사채 조달을 늘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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