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실적 부담 지속...사업자 확대 해법될까

시간 입력 2020-06-19 07:00:20 시간 수정 2020-06-19 08: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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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이후 마케팅 비용 지속 투입되며 적자 기록...5G 가입자 경쟁에 입지마저 위축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알뜰폰 자회사들이 실적 개선을 좀처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알뜰폰 고객까지 표적으로 삼으면서, 알뜰폰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며 시장이 악화된 영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알뜰폰 1위 업체 LG헬로비전의 올 1분기 매출액은 258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특히 순이익은 43.3% 급감한 42억61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관계기업투자손실 등이 확대돼서다.

또 다른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4% 성장한 2021억4900만 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당기순손실 114억4000만 원을 기록하며 2018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KT의 알뜰폰 계열사 KT엠모바일은 올 1분기 매출액이 398억8600만 원으로 작년 동기(394억2100만 원)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41억1200만 원에서 -3억8500만 원으로 개선됐지만, 설립 이후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텔레콤의 SK텔링크 역시 올 1분기 매출액은 849억2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줄었다. 다만 순이익은 34% 증가한 46억9800만 원으로 유일하게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들 알뜰폰 업체는 설립 이후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은 영향으로 손실이 지속돼왔다. 최근에는 5G 상용화 이후 요금 경쟁력 등에서 이통3사에 밀려 가입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매출마저 감소하는 등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통3사들은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알뜰폰 업체의 가입자들에게 불법 보조금을 얹어주는 식으로 빼앗아가며 업계의 논란을 빚고 있다. 중소형사뿐만 아니라 알뜰폰 사업을 진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들의 고객 마저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지난 5월 말 정부는 이통3사의 알뜰폰 대상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 및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2020년 △1월 767만2274명 △2월 761만1640명 △3월 756만3580명 △4월 746만7667명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회선 기준)는 올 2월 9만6955명에서 4월 8만6849명으로 순감했다. 알뜰폰 업체에서 이들 이통 3사로 옮겨간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KT의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올들어 별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알뜰폰 사업 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어진 방송 가입자 감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알뜰폰 사업 진출을 통해 새 수익원 발굴에 나선 것이다.

현재 알뜰폰 시장 내 이통3사의 점유율은 LG유플러스가 2개 자회사를 합치면 14.8%, SK텔링크와 KT엠모바일은 각각 10%수준으로 35% 가량이다. 여기에 유료방송 가입자 약 350만명을 보유한 KT스카이라이프가 뛰어들면 KT엠모바일과 합쳐져 KT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는 중소 알뜰폰 사업 활성화를 위해 이통 3사의 알뜰폰 점유율을 50%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 KT스카이라이프와 같이 이통사들이 알뜰폰 사업자를 늘리면서 알뜰폰 점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알뜰폰 가입자는 지속해서 줄고 업계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시장을 활성화하고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가 요금 경쟁력 등이 부족해 가입자를 유인하지 못하며 가입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이통3사가 알뜰폰 가입자들을 5G 가입자로 유치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얹어주는 등의 타겟 마케팅까지 벌이면서 대형 알뜰폰 업체 역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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