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등기이사 겸직수 줄어…의사결정 권한 축소 우려

시간 입력 2020-06-15 07:00:03 시간 수정 2020-06-16 07:56:26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경영권 분쟁 장기화 속 3자연합 지분율 41.4%로 3.64%포인트 앞서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겸직수가 해마다 줄고 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 회장의 기업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등기이사 겸직수가 줄어 그룹 내 영향력도 축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매년 대기업집단 지정일 기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한진그룹 오너일가 등기임원 등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원태 회장의 등기이사 겸직수는 2016년 11개에서 올해 2개로 9개 줄었다.

한진그룹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2016년 대한항공의 부사장을 맡았던 조원태 회장의 등기임원 겸직수는 오너3·4세 중 가장 많았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칼, 한진,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진에어, 제동레저, 유니컨버스, 유니컨버스투자, 토파스여행정보,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11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겸직했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의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인 지위와 책임을 갖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선임은 책임경영 의지로 풀이된다. 등기임원은 주주총회 소집과 대표이사 선임권 행사, 장단기 사업계획 수립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투자와 채용, 임원인사 등 회사 경영 전반 관여할 수 있다.

조 회장의 등기이사 겸직수는 2017년 9개로 줄었다. 유니컨버스투자, 토파스여행정보,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등기이사는 내려놨지만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정석기업 등기임원을 새로 맡아 영향력을 과시했다.

조 회장이 2017년 6월 대한항공을 제외한 그룹 5개 계열사 대표와 한진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2018년 조사 기준 등기임원 겸직수는 3개로 대폭 축소됐다. 조 회장은 그룹을 총괄하면서 대한항공 경영에 주력하고 조현민 전무가 호텔·관광 부문을 책임지며 독립 경영이 시작됐다.

조 회장은 2019년 4월까지 대한항공, 정석기업, 한진칼 등 세 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해오다 지난해 5월 정석기업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며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기이사만 맡게 됐다. 현재 한진그룹 오너일가 중 정석기업에는 이명희 고문만 등기이사로 등재돼있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조 회장과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을 놓고 갈등 중인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은 최근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며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지난 3월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며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3자연합은 △조현아 전 부사장 6.49% △KCGI 19.55% △반도건설 19% 등 45.04%의 한진칼 지분을 쥐고 있다.

현재 조 회장 진영은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특수관계인 4.15%와 △델타항공 14.9%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3.8% △GS칼텍스 0.25% 등 41.4%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