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지난해 ‘판촉비+광고선전비’ 전년비 5배 증가…이유는?

시간 입력 2020-03-24 07:00:06 시간 수정 2020-03-25 0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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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이 지난해 판매촉진비(이하 판촉비)와 광고선전비를 합해 총 1337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247억 원 대비 5.4배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364억 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적자를 내면서까지 판촉비와 광고선전비를 늘린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업계 경쟁 심화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결합심사를 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되면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사업방향을 독과점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배달앱에서 이커머스로 전환했고 이에 비용이 늘어났다는 것.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판촉비로 966억 원, 광고선전비로 371억 원을 지출했다. 특히 판촉비의 경우 전년 91억 원 대비 9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연결기준 감사보고서는 지난해부터 나왔다.

판촉비와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전체 매출 5654억 원 가운데 23.6%를 차지했다. 최근 4년 간 이 회사의 매출 대비 ‘판촉비+광고선전비’ 비중은 △2016년 17.8% △2017년 17.9% △2018년 7.9%로 2018년 잠시 줄었다가 지난해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지난해 음식배달 시장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조치로 비용 지출이 늘어났다"며 "B마트의 경우, 오랜시간 준비해왔고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앞두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DH코리아가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하면 배달앱 시장의 90%를 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시장 획정을 이커머스 영역까지 넓히면 기업결합 심사 범위를 바꿀 수 있어 심사에서 우아한형제들에게 유리하게 된다는 것이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B마트’ 정식 출시한 이후,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B마트는 식품 및 생필품을 즉시배달하는 서비스로 우아한형제들의 이커머스 진출을 알렸다.

그럼에도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공정위는 ‘2020년 업무계획 보고’에서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심사 강화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ICT 특별전담팀'을 가동해 플랫폼, 모바일 등 분야에서 독과점 사업자의 남용행위를 감시하고, 조사할 예정이다.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신산업 분야의 기업결합(M&A)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DH와 우아한형제들이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인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여러 신사업들을 진행하면서 내부적인 역량을 강화해왔고 시장을 많이 키운 선두적인 회사로 DH도 이런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단순히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을 많이 차지하게 돼 시장을 독과점하게 된다는 시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M&A를 통해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에도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는 회사가 제품 및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다. 광고선전비는 TV와 신문 등에 제품을 알리는 광고비이고, 판촉비는 할인 프로모션 등 고객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할 때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 일체를 포함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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