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통해 덩치 키운 야놀자, 적자 탈출로 수익성 관문도 넘을까

시간 입력 2020-01-15 07:00:09 시간 수정 2020-01-15 08: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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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숙박 O2O인 야놀자가 최근 3년간 9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가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면서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평가가 성장성에서 수익성으로 확대되는 상황이어서 야놀자의 앞길이 더 바쁘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2017년 사모펀드 운용사(PEF) 스카이레이크로부터 6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스카이레이크는 야놀자에게 5년 내 IPO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투자유치 5년이 되는 해는 2022년으로, 현재 2년 정도 남은 상황이다.

벤처기업의 경우 비상장일 때는 미래성장 가능성을 포함해 기업가치가 매겨지나 IPO 시장에선 현재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해 비상장 상태보다 평가받는 가치가 낮아진다.

지난해 9월 글로벌 기업 위워크(WeWork)가 미국 나스닥의 IPO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데도 부실한 수익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위워크는 전 세계 104개 도시에 485개의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등 외형을 확장해 왔지만, 2018년 기준 19억 달러(2조264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IPO를 목표로 야놀자는 2018년부터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을 IPO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야놀자가 IPO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악화하는 영업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사의 영업실적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적자상태에 놓여있다. 영업실적이 나아지지 않는 데에는 광고료수입보다 많은 광고선전비 지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8년 이 회사의 광고료수입은 342억4300만 원으로 이는 매출 738억8400만 원의 46%다. 그러나 광고선전비로 345억8400만 원을 지출하며 광고료수입의 3억4100만 원을 초과했다.

또 야놀자는 2017년과 2018년의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가 각각 52.3%, 46.8%로 자사 마케팅 비용에 매출액의 절반을 지출하고 있다. 동종업계 2위인 여기어때의 2018년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도 50%로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양사의 과도한 경쟁이 영업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IPO에 대해 “국내와 해외 중 어디에 상장이 될지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며 “다만 젠룸스가 있는 싱가포르 법인에 대한 상장을 먼저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젠룸스는 해외에 1000여 개의 호텔을 보유한 동남아 1위 호텔체인으로 지난해 야놀자는 이곳에 투자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야놀자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로부터 총 1억8000만 달러(약2146억 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받으며 자금력을 확보했다. 시리즈D 투자란 벤처기업이 네 번째 투자를 받았다는 의미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에는 세계 2위의 PMS 기업 ‘이지테크노시스’를 흡수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지테크노시스 인수가 역대 야놀자 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인수규모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지난해 국내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PMS) 1위,2위 기업인 ‘가람’과 ‘시리얼’ 인수를 시작으로 실시간 펜션 예약서비스 ‘우리펜션’과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데일리 호텔’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편 야놀자의 인수합병은 2016년 호텔예약서비스 ‘호텔나우’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총 3건이 진행됐다. 여가 및 레저 서비스를 위한 ‘레저큐’, 숙박비품 유통기업 ‘한국물자조달’, 경남·부산지역 호텔 브랜드 ‘더블유디자인호텔(WNH)’이다. 이 중 한국물자조달은 ‘㈜야놀자유통’로 상호명을 바꾸고, 자사 가맹점과 야놀자에 입점해 있는 숙박업체에 비품을 공급하는 등 본격적인 B2B사업에 나서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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