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위아 열관리, 유럽으로 갔다…슬로바키아 법인 매출 122억원

시간 입력 2026-09-10 07:00:00 시간 수정 2026-09-09 17: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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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법인 2월 냉각수 모듈 양산
기아 EV2 완성차 라인보다 먼저 가동
상반기 매출 122억원, 수익성은 숙제

현대위아가 전기차 열관리 부품의 유럽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2023년 창원공장에서 국내 부품업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에 들어간 냉각수 분배·공급 통합모듈을 약 3년 만에 해외 거점으로 옮긴 것이다. 국내 개발 단계를 지나 해외 양산으로 넘어간 첫 사례다.

10일 현대위아가 지난달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위아 슬로바키아 법인(Wia Slovakia s.r.o.)은 올해 2월부터 냉각수 모듈 양산에 돌입했다. 이 법인이 상반기에 올린 매출은 12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은 없었다. 다만 전사 반기 매출의 0.3%에 못 미치는 규모다.

회사에 따르면 이 가운데 냉각수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열관리 부품만 떼어내면 50억원 안팎으로, 2월 양산 개시에 따라 다섯 달치가 반영된 수치다. 나머지는 지난해 7월부터 만들어온 등속조인트 물량이다.

총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392억원에서 올해 1180억원으로 세 배 늘었다. 같은 기간 총부채도 126억원에서 653억원으로 불었다. 설비와 운전자본이 동시에 투입됐다는 의미다.

슬로바키아 법인은 2023년 2월 설립됐다. 지난해 7월 등속조인트 양산으로 첫 가동에 들어갔고, 올해 2월 냉각수 모듈이 두 번째 품목으로 추가됐다. 두 품목 모두 기아가 질리나 공장에서 만드는 전기차에 들어간다. 등속조인트는 EV4, 냉각수 모듈은 EV2용이다.

현대위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공개한 통합 열관리 모듈.<사진제공=현대위아>

주목할 대목은 양산 시차다. 기아가 질리나 공장에서 EV2 양산을 시작한 시점은 올해 3월 말이다. 부품 라인이 완성차 라인보다 한 달 이상 앞서 돌기 시작한 셈이다. 기아는 질리나 공장의 EV2 생산량을 2027년까지 연 1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EV4를 포함한 전기차 생산 규모는 현재의 세 배 가까이 늘어난다.

현대위아가 열관리 제품의 첫 해외 생산지로 유럽을 고른 배경에는 통상 환경 변화가 있다. 회사는 차량부품 사업의 시장 전망 항목에서 주요국의 보호무역 장벽을 거론하며 “기존의 수출 구조에서 탈피한 주요 권역별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열관리 모듈은 부피가 크고 물류비 비중이 높아 관세와 운임 변수에 민감한 품목이다.

권역별 재편은 유럽에 국한되지 않는다. 멕시코 법인은 올해 4월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용 감마2 T-HEV 엔진 양산에 들어갔고, 인도 법인은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용 공조시스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 법인의 반기순손익은 지난해 49억원 적자에서 올해 4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멕시코 법인은 양산 선행 투자가 반영되면서 110억원의 반기순손실을 냈다. 현대위아의 생산거점은 현재 7개국 13곳이다.

현지 생산 확대는 열관리 사업의 외형 성장과 맞물려 있다. 2분기 열관리 매출은 공조 물량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5.1% 늘었다. 지난해 약 500억원이던 연간 열관리 매출은 올해 1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생산 대응 규모도 올해 30만대에서 2027년 50만대, 2028년 100만대로 늘린다. 공급 차종은 지난해 7월 양산에 들어간 기아 PV5를 시작으로 내년 PV7과 현대차 코나 후속 모델 SX3, 2028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양산차로 확대된다. 회사는 올해 1월 CES에서 세계 최초로 10개 포트를 적용한 데카 밸브 기술을 공개하며 배터리·구동모터 냉각과 실내 공조를 하나로 묶은 통합 열관리 모듈(ITMS)을 선보인 바 있다.

현대위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공개한 슬림 HVAC.<사진제공=현대위아>

문제는 격차다. 이 시장은 일본 덴소가 1위, 한온시스템이 2위를 지키고 있다. 연 매출 14조원대의 한온시스템은 21개국에 50여개 생산·연구 거점을 두고 있다. 올해 1000억원 안팎이 예상되는 현대위아 열관리 매출과는 자릿수가 다르다. 유럽 현지 생산 자체도 이들에게는 새로운 카드가 아니다. 현대위아가 내세울 수 있는 변수는 속도와 그룹 전동화 물량이다. 2023년 5월 EV9과 코나 일렉트릭에 첫 모듈을 얹은 뒤 2년 9개월 만에 유럽 양산 체제를 갖췄다.

현대위아는 2031년까지 글로벌 3위권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이 발주하는 완성차 열관리 물량의 30%, 전기차 열관리 물량의 50%를 담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그룹 내 공급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목표다.

과제는 수익성으로 요약된다. 회사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4조53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늘었고, 영업이익은 1020억원을 기록했다. 슬로바키아 법인은 상반기 7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초기 가동 비용과 감가상각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위아는 주요 수주 물량의 양산이 본격화하는 2028년 이후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열관리 사업의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냉각수 모듈 라인에 대해 “연내 적용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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