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맏형 삼성전자 제치고 ‘톱픽’ 찍은 이유가…“AI 핵심부품 품귀, 가격 폭등”

시간 입력 2026-08-13 17:31:46 시간 수정 2026-08-13 17: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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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고부가 MLCC 수요 급증…가격 인상·LTA 확대
ABF 기판 매출 2030년까지 4~5배 성장 전망…FC-BGA 신규 공급 시작

삼성전기 AI 서버향 MLCC. <사진제공=심성전기>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계열사인 삼성전기를 국내 기술주 최선호주로 낙점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핵심 부품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고부가 제품 공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강세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3일 모건스탠리는 최선호주를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56만원에서 262만원으로 상향했다. 강세 시나리오 목표주가는 300만원으로 유지했으며, 마진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가 최선호주를 변경한 핵심 근거는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 수요 증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 공급과 제어에 사용되는 고부가 MLCC 수요가 빠르게 늘고, 이에 따라 공급 부족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물량 확보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당분간 가격에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 최근 MLCC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중국 현지 유통사에 가격 인상 방침을 통보하고 이달부터 MLCC 가격을 기존 대비 3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삼성전기의 MLCC BB(Book-to-Bill·수주 대비 출하) 비율은 1.31을 기록했다. BB 비율이 1을 웃돈 것은 수주가 출하량을 넘어서는 등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시장도 공급자 우위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탑티어 하이퍼스케일러와 주요 반도체 업체 등 10여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추가 주요 고객사들의 장기공급계약 요청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요 확대는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컴포넌트사업부 매출은 1조6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전 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데이터센터용 MLCC 판매가 늘어난 데 이어 자율주행 고도화와 친환경차(xEV) 시장 성장으로 전장용 MLCC 공급도 확대된 결과다.

삼성전기의 FC-BGA. <사진제공=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도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기의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등 ABF(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 기판 매출이 2030년까지 현재보다 4~5배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I용 주문형반도체(ASIC)가 고도화되면서 대형 패키지와 고다층 기판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고다층·고사양 기판은 기술 난도가 높아 양산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기는 이번 분기부터 신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를 대상으로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용 FC-BGA 공급을 시작하며 시장 입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베트남 생산법인에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FC-BGA 생산능력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앞으로 FC-BGA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멀티코어·임베딩 기술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관련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과 생산능력 확대 투자 및 장기 공급 협의를 진행하며, 신공장 증설을 적기에 추진해 첨단 반도체 기판 시장 선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AI향 부품 시장 성장세로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10.92% 증가한 1조9264억원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기 주가는 모건스탠리의 최선호주 선정과 미국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2.58% 폭등한 15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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