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월 ‘차세대 HBM 패권’ 거머쥐나…3D 메모리 ‘zHBM’ 전격 공개

시간 입력 2026-08-05 17:27:06 시간 수정 2026-08-05 17: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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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FMS 2026’서 차세대 3D 메모리 아키텍처 zHBM 목업 공개
8세대 ‘HBM5’ 대비 최대 8배 높은 성능…안정성·전력 효율 극대화
삼성전자, ‘HBM 쇼크’ 딛고 AI 시대 ‘메모리 최강자’ 다시 우뚝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 경쟁에서 SK하이닉스를 따돌리고 승기를 잡았다. 한때 HBM 기술역량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며 메모리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삼성은 6세대 HBM인 ‘HBM4’를 시작으로 7세대 ‘HBM4E’, 8세대 ‘HBM5’ 등 첨단 AI 메모리 경쟁력을 빠르게 제고하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메모리 최강자’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은 3차원(3D) 메모리 아키텍처인 ‘zHBM’ 목업(실물 모형)을 업계 최초로 공개하며 ‘HBM 1등’ 도약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추월해 글로벌 HBM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사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참가한다고 5일 밝혔다.

삼성은 이번 FMS에서 약 20평의 규모의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하이라이트(Highlight) △클라우드(Cloud) AI △엣지(Edge) AI 등 3개의 존을 꾸렸다. 이 곳에 D램부터 낸드플래시, 스토리지(저장장치)에 이르는 폭넓은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약 30개 제품을 전시한 삼성은 AI 메모리 핵심 기술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소개했다.

8월 4~6일 사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 2026’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 부스. <사진=삼성전자>
8월 4~6일 사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 2026’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 부스. <사진=삼성전자>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바로 차세대 3D 메모리 아키텍처인 zHBM이다.

최근 고성능컴퓨팅(HPC) 및 AI 인프라의 확산으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존 HBM만으로는 향후 요구되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해소할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zHBM이다. zHBM은 기존 AI 가속기 옆에 HBM을 배치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 가속기 상단에 HBM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차세대 아키텍처다. AI 가속기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최소화함으로써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높이고,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초고속 데이터 처리를 지원한다.

이로써 zHBM이 적용된 차세대 인터페이스 시스템은 8세대 HBM5 대비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짧아진 데이터 간 이동 거리로 인해 HBM5 대비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최대 3배 향상되고, 열 저항도 절반 이상 낮아진다. 이에 고용량·고대역폭 시스템의 안정성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다.

업계에선 삼성의 zHBM을 두고 미래 AI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메모리 기술 방향을 제시한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호평하고 있다. 이렇듯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차세대 3D 메모리 아키텍처를 공개하면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전자 zHBM 목업.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zHBM 목업. <사진=삼성전자>

다만 차세대 HBM 패권을 손에 쥐기까지 삼성이 걸어 온 길은 마냥 순탄하지 않았다.

당초 전 세계 HBM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은 2024년 2월 세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해 3월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9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SK하이닉스에 HBM 주도권을 내주면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크게 위축됐다.

이어 SK는 지난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12단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며 ‘HBM 1등’ 굳히기에 나섰다. 그러나 삼성은 HBM3E 제품 성능을 개선하지 못해 한동안 애를 먹었다.

이는 삼성에 큰 패착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2%였다. 같은해 삼성전자는 41%로,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11%p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에도 HBM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전자가 세계 1위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가 힘들어 보였다. 지난해 SK의 HBM 시장 점유율은 무려 59%에 달했으나 삼성은 20%에 불과했다. 이에 SK·삼성 간 점유율 격차는 39%p나 됐다.

삼성전자 HBM4E 12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HBM4E 12단. <사진=삼성전자>

위기를 의식한 삼성 반도체는 HBM 패권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첨단 칩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공을 들인 삼성전자는 ‘HBM 1등’ SK하이닉스 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 반도체는 HBM4 개발 착수 때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최선단 공정 1c(10나노급 6세대)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HBM 적층 구조 하단에서 전력·신호를 제어하는 기반 칩인 베이스 다이의 특성을 고려해 성능과 전력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삼성의 HBM4는 JEDEC 업계 표준인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확보하며, HBM4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이전 세대인 HBM3E의 최대 속도 9.6Gbps 대비 약 1.22배 향상된 수치다. 여기에 최대 13Gbps까지 구현할 수 있어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심화하는 데이터 병목을 효과적으로 해소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삼성 HBM4 매출은 첫 출하 이후 4개월여 만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은 차세대 HBM 개발에서도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업계 최고 성능의 7세대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또 6월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에서 8세대 HBM5 목업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HBM4E와 HBM5는 FMS에서도 전격 전시됐다. 삼성전자는 HBM4E가 적용된 차세대 AI 플랫폼과 웨이퍼를 소개한 데 이어, 신규 열관리 기술인 ‘HPB(Heat Path Block)’를 적용해 더 높은 대역폭과 용량을 제공하는 HBM5 목업을 선보였다.

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가 8월 4~6일 사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가 8월 4~6일 사흘 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처럼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차세대 HBM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삼성전자는 이제 3D 메모리 아키텍처인 zHBM을 앞세워 AI 메모리 최강자로 부상할 채비를 마쳤다.

업계는 삼성이 이번에 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메모리 기술 비전을 제시한 만큼, 전 세계 HBM 시장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 △로직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객 맞춤형 AI 반도체를 적극 구현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삼성을 글로벌 HBM 시장 1위에 등극시키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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