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노 이혼소송 마침표] ③최태원, 하루 이자만 1.3억…‘재산 분할’ 고비 넘기고 ‘AI 비전’ 속도 내나

시간 입력 2026-07-29 07:00:00 시간 수정 2026-07-29 09: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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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1조 현금 마련 숙제…지분 매각 고려 중이나 쉽지 않아
빠른 시일 내 거금 확보해야…판결 하루 뒤부터 연 5% 지연 이자
거액의 현금 마련 난항 속 SK그룹 AI 비전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SK, 엔비디아·MS·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와 AI 협력 합의
최태원 재산 분할 마무리 여부, ‘AI 비전 구체화’ 가속 중대 기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분할해야 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무려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물론, 노 관장에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매일 1조3000억원가량의 이자가 붙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 빨리 자금을 마련해야 해서다.

재산 분할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SK를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최 회장을 둘러싼 리스크를 조속히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당 리스크로 인해 AI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SK가 글로벌 빅테크와 대규모 AI 인프라 협력을 강화키로 하며 AI 리더십을 공고히 할 토대를 닦은 만큼, 재산 분할이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된다면 세계적인 AI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최 회장의 목표 달성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지난 24일 9440억원을 재산 분할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최 회장은 당장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가능한 빨리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재판부가 최 회장에게 판결 확정 하루 뒤인 지난 25일부터 지급을 완료할 때까지 연 5%의 지연 이자도 내라고 명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연 472억원의 지연 이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사실상 매일 1억2932만원의 이자가 붙는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거액의 재산을 한시라도 빨리 지급해야 하는 최 회장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선 최 회장이 보유 중인 SK㈜ 지분 매각 방안, SK실트론 지분 매각 방안 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은 SK 주식을 쉽사리 팔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 회장의 SK㈜ 지분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SK㈜ 지분 17.9%(1297만5472주)를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의 SK그룹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재산 분할 자금 마련을 위해 20%도 채 되지 않은 SK 지분에 손을 댈 경우, 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는 실정이다.

SK실트론 지분 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SK가 지난해 12월 두산을 SK실트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벌써 8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매각과 관련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더구나 최 회장이 소유한 SK실트론 지분은 두산과의 매각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협상 대상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를 포함해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 최 회장 지분 29.4%는 SK 지분 매각이 완료된 이후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SK와 두산 간 매각 협상이 잘 진행돼 SK실트론 지분을 처분하게 되더라도, 당장 최 회장은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최 회장이 거액의 자금을 서둘러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SK의 AI 비전 구체화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혼 소송, 재산 분할과 같은 법적 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할 경우, 첨단 AI 메모리 반도체부터 AI 팩토리, AI 데이터센터 등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을 선도하고, AI 인프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기 어렵다. 

최 회장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SK를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드라이브를 걸었다.

SK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K-AI 서밋’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앤트로픽 등 주요 빅테크와 AI 인프라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 먼저 엔비디아와는 총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AI 팩토리 및 AI 메모리 공급 등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국내에 최대 2GW 규모의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 받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팩토리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탑재된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을 도입,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고성능 AI 팩토리를 구축·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AI 메모리 장기 협력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사업의 성장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와 함께 한국의 다음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세대의 AI 팩토리를 만들어 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는 SK텔레콤의 AI 인프라 역량과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를 바탕으로 엔비디아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며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를 넘어 AI 혁신을 만들어가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SK하이닉스·SKT와 엔비디아 간 전략적 AI 팩토리 및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는 MS와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앤트로픽과는 한국 내 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빅테크와의 협력 규모는 총 2500억달러에 달한다.

이렇듯 SK가 주축이 돼 AI 인프라 협력을 주도해 나가는 상황에서, 1조원가량의 재산 분할이 차질을 빚을 경우, AI 비전을 구체화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 회장의 재산 분할 마무리 여부가 SK의 AI 비전 실현을 가속화하는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 당시 “대한민국은 더 많은 메모리와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잇는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면서 “그 중심에 SK가 있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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