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시대 개막] ② AI·로봇·푸드 한곳에 집결…10조 사업군 승부수 띄웠다

시간 입력 2026-07-28 17:40:00 시간 수정 2026-07-29 09: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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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유통·서비스 한 축으로…김동선표 테크·라이프 사업 본격화
계열사 간 협업 확대…서비스 혁신·신사업 모델 개발 착수
한화비전 중심으로 테크 사업 재편 전망…피지컬 AI 육성 속도    

한화그룹이 오는 8월 기계·유통·서비스 계열사를 아우르는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출범한다. 신설 지주사는 테크와 라이프 사업을 주축으로 하고 있으며, 한화그룹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 신설 지주사 출범의 배경과 의미, 10조원 규모 사업군의 경쟁력, 김 부사장의 독립 경영 성패를 좌우할 과제를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끌게 될 신설 지주사의 자산총액은 8847억원이다. 여기에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 주요 계열사를 더하면 총 자산 규모는 10조원을 웃돈다. 김 부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테크와 라이프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새로운 성장 모델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관건은 서로 다른 사업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너지를 만들어내느냐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 테크(Tech)·라이프(Life) 솔루션 부문은 지난 3월부터 ‘부문 간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신사업 모델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각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분야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드론 등 실물 하드웨어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피지컬 AI(Physical AI)’ 솔루션이다. 각 계열사가 보유한 AI, 로봇, 제조 기술을 유통·호텔·급식 등 서비스 사업과 결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해 한화비전의 AI 영상 분석 기술과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지난해 5월 열린 아워홈 비전 2030 선포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아워홈>

◇테크·라이프 융합 본격화…계열사 시너지로 신사업 발굴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AI 카메라를 활용해 매장 혼잡도와 고객 동선을 분석하고 고객 선호도를 파악해 운영 효율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AI가 이상 상황을 감지하면 직원에게 즉시 알림을 보내 대응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식음료(F&B) 사업장에서는 비노봇(VINOBOT)과 조리로봇 등 협동로봇을 고객 서비스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테크 솔루션 부문과의 협력이 본격화되면 고객 응대와 서비스 품질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과 매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워홈 역시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급식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장에 한화비전의 AI 기술을 시범 도입해 안전사고 예방과 위생 관리, 식자재 공급 효율화를 추진한다. 주방에 설치된 AI 카메라는 조리사의 복장과 위생 수칙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상 소음과 온도 변화를 감지해 화재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화는 인적분할이 최종 마무리되면 테크·라이프 솔루션 간 협업 조직을 별도로 꾸려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기술을 우선 라이프 부문 사업장에 적용한 뒤 사업 모델로 고도화해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규 수익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화 관계자는 “부문 간 시너지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 지향하는 청사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협업을 통해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 지주사 중심축은 한화비전…테크 사업 이끈다

이 같은 청사진의 중심에는 신설 지주사의 테크 사업을 이끌 한화비전이 있다. 한화비전은 영상보안 솔루션과 반도체 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신설 지주사 내 테크 부문에서 유일한 상장사다.

한화비전은 AI 기반 영상분석과 머신비전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머신비전은 카메라로 확보한 영상을 AI가 분석해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판별하거나 로봇의 위치와 동선을 인식하는 기술로, 스마트팩토리와 제조 자동화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회사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화비전은 지난해 매출 1조7909억원, 영업이익 162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3%, 영업이익은 2869% 증가했다. 매출의 약 90%가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향후 신설 지주사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김 부사장의 경영 무게중심 역시 한화비전을 중심으로 한 테크 사업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 부사장은 올해 초 신설 지주사 설립 발표 이후 한화비전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미래비전총괄 직책을 내려놓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겸직 정리를 넘어 신설 지주사에서 김 부사장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는 개별 계열사를 직접 챙기기보다 테크와 라이프 사업을 연결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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