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다 건전성 택한 하나증권…충당금 87% 급증 ‘업계 최대’

시간 입력 2026-06-17 17:43:16 시간 수정 2026-06-17 17: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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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충당금 32% 감소…하나증권만 308억원 쌓으며 ‘역주행’
IB 부문 리스크 선제 반영 관측…NCR 1340%로 건전성 안정적

증권업계의 충당금 부담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나증권은 충당금전입액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IB) 자산에 대한 보수적 리스크 관리를 지속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증권사 22곳의 올해 1분기 충당금전입액은 총 8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03억원) 대비 31.84%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PF 등 잠재 부실 자산에 대한 선제적 비용 반영이 상당 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충당금 부담도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나증권은 업계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충당금전입액은 308억원으로 전년 동기(164억원) 대비 87.43% 증가했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전체 충당금전입액의 약 37.5%를 차지했다.

충당금 대부분은 IB 부문에서 발생했다. 하나증권의 IB 사업은 부동산 PF와 브릿지론,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IB 부문의 충당금전입액은 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관리(WM) 부문 39억원,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3억원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IB 부문 순영업이익은 4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충당금전입액이 388억원에 달하면서 상당 부분이 상쇄됐다. 이후 판매관리비 등을 반영한 결과 IB 부문은 170억원의 세전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PF와 대체투자 자산 등에 대한 보수적 평가 기조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은 그동안 국내 금융시장의 주요 과제로 부동산 PF 사업장 정리와 금융권 건전성 관리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인수금융 우량 딜 클로징과 회사채 대표주관 실적 개선 등을 통해 IB 수익을 확대했지만, 충당금 부담이 수익성 개선 폭을 제한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실적 설명회(컨퍼런스콜)를 통해 하나증권을 그룹 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로 언급하며 발행어음 사업 진출과 WM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하나증권이 단기 실적 개선보다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순자본비율(NCR)은 1340%로 전년 동기(1365.5%) 대비 25.5%포인트 하락했지만 업계 최상위권 수준이다. 영업용순자본은 5조515억원, 총위험액은 3조243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제 충당금 부담은 전입액 수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나온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충당금을 설정했던 딜이 셀다운(재매각)되면 환입액으로 반영된다”며 “충당금전입액 자체는 증가했지만 환입액을 상계하면 전체 충당금 규모는 오히려 전년보다 감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이 충분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위험자산을 선제적으로 재평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향후 PF 관련 추가 손실 가능성을 줄이고 리스크 정리 이후 실적 반등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IB 부문의 충당금 부담이 일회성에 그칠지 여부다.

올해 1분기 하나증권은 WM과 IB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충당금 부담으로 IB 부문이 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PF 사업장 정리 속도와 대체투자 자산 재평가 결과에 따라 실적 개선 폭도 달라질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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